이해찬·임채정·김근태 등 통합신당 중진까지 흔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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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08면

2004년 4월 17대 총선 때 서울지역 국회의원 48명 중 33명이 열린우리당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오는 4월 9일 18대 총선에서 크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앙SUNDAY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에 의뢰해 7~10일 서울의 16개 지역구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61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서울지역 16곳 총선 여론조사

현재로선 지난해 12월 대선구도가 총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누가 공천을 받든 상관없이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묻지마’ 지지 열풍이 거셌다. 조사대상 16개 지역별 정당 후보 지지도를 알아본 결과 한나라당 후보는 최소 35.2%에서 최대 49.6%를 기록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통합신당 후보는 7.3~14.7%에 그쳐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17대 총선 때 박빙 지역은 물론 비(非)한나라당 중진 지역구에서도 한나라당이 휩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 의원(관악을)을 비롯해 임채정 의원(노원병), 김근태 의원(도봉갑), 신기남 의원(강서갑), 김덕규 의원(중랑을) 등의 지역민 절반 이상이 “다른 인물로 바뀌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17대 총선 때 박빙 승부를 펼쳤던 통합신당 의원들도 비관적이긴 마찬가지다. 우상호 의원(서대문갑), 김낙순 의원(양천을), 이상경 의원(강동을) 등은 지역민의 교체 요구가 높은 데다 선호 인물을 묻는 질문에선 현역의원임에도 불구하고 2위에 그쳤다. 정당 후보 지지도에서 한나라당 후보와의 현격한 격차를 고려하면 더욱 갑갑할 수밖에 없다. 지역구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통합신당 비례대표 의원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민병두 의원(동대문을), 박영선 의원(서대문을), 김영주 의원(영등포갑), 유승희 의원(종로) 등은 출마 예상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이라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천이 1차 관건이지만, 지역에 따라 유권자의 교체 요구가 높은 곳이 있다. 고진화 의원(영등포갑)과 권영세 의원(영등포을)은 ‘교체해야 한다’는 요구가 각각 55.0%, 41.9%에 달했다. 이들을 ‘다시 뽑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은 각각 17.2%, 27.7%에 그쳤다. 박진 의원(종로)의 경우 인물 지지도나 정당 지지도는 크게 앞섰지만 교체 여부에 있어서는 ‘교체해야 한다’가 38.0%로 재선출(32.4%) 의견보다 높았다.

서울 48개 지역구 중 이번 조사에 포함된 16개 지역은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선정했다. 첫째, 1~2위 후보 득표율 격차가 0.4%포인트였던 양천을, 0.7%포인트였던 종로 등 17대 때의 박빙 지역 8곳을 대상으로 했다. 둘째, 한나라당 강세 분위기를 감안해 통합신당 중진 지역 7곳과 무소속 조순형 의원 지역구(성북을) 등 비(非)한나라당 3선 이상 의원의 지역구 8곳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대선을 계기로 더 강해진 ‘한나라당 태풍’을 중량급 인사들은 비켜갈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전화로 실시한 이번 조사의 표본은 성ㆍ연령ㆍ동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선정했고, 지역별로 최소 344명(종로ㆍ노원병)에서 최대 438명(중랑을)까지였다.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3%~4.7%포인트이며, 질문지 작성과 면접 과정에서 비표본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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