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MBC '수요예술무대' 500회 특집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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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TV에서 흐르는 부드러운 음악의 선율이 깊은 밤의 정취와 어울려 감미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이현우가 공동 진행하는 MBC '수요예술무대'가 25일로 500회를 맞았다.

1992년 11월 일요예술무대라는 이름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 뒤 12년 가까운 세월을 이어온 것이다. 낮은 시청률 때문에 방송 요일과 시간대를 여러번 옮겨다니긴 했지만 음악 매니어들 사이에선 수준높은 음악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최대 매력은 국내외 유명 가수.연주자들의 공연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브가 아니면 제 아무리 세계적인 스타라도 거부한다. 실제로 얼마전 외국의 유명 팝가수가 한국을 찾아왔을 때 "라이브를 안한다"는 한마디에 섭외를 포기한 적도 있다. 클래식.재즈.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선곡도 장점이다.

게다가 '썰렁 브러더스'로 불리는 김광림.이현우의 어눌한 진행은 짜증보다는 여유로운 미소를 자아내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장수의 비결은 말이 안 되는 진행을 해도 용서해 준 시청자들의 애정"(이현우)이라는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지난 6일 한양대 체육관에서 공개 녹화한 500회 특집은 25일 밤 12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방송된다. 우선 'Don't Worry Be Happy'로 잘 알려진 보비 맥퍼린이 나와 자유분방한 즉흥 공연을 선보인다. 이어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와 일본 정상급 색소폰 연주자 마사토 혼다, 20년이 넘는 관록의 일본 록밴드 '제이 워크'도 만날 수 있다. 미국에서 공부 중인 가수 박정현과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우림의 김윤아도 오랜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노래하기 싫어서 TV 출연을 마다한다는 가수 배철수도 나와 'I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들려준다.

1회부터 수요예술무대를 맡아온 한봉근 PD는 "대중의 취향에 영합하지 않고 음악성이 있는 곡을 골라 소개해온 것이 좋은 반응을 얻은 비결 같다"며 "앞으로도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시청자 곁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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