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설빔 한복의 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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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설날에는화사하고 우아한 멋을 풍기는 한복이 제격이다.옥색.자주색.쪽빛의 서정적인 색감과 모난데 없이 둥글고 정감어린 곡선미를 자랑하는 한복의 아름다운 자태를 호사하는 기분으로 즐 기는 것도 설이 가져다 주는 큰 즐거움의 하나.요즘 한복의 새로운 흐름과올바른 한복입기를 한복 전문가 박선영(朴宣映).이영희(李英姬).이예자(李禮子)씨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여성한복 금박.수.그림등의 화려한 문양이 서서히 줄어들면서올 설에는 잔잔한 한복지의 바탕무늬를 살린 단조로운 한복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강렬한 느낌의 원색이 줄고 은은한 멋을 더해주는 천연염료의 색이 선호되어 색감으로 입는 한복이 인기다.대신 아얌.조바위.
뒤꽂이등 머리장식과 노리개.향낭등의 장신구로 멋을 더하는 차림이 인기다.
「제철맞춰 한복입기」의식이 확산되면서 겨울철 소재로 명주.양단이 주로 사용되고 있기는 하나 난방이 잘되고 춥지 않은 겨울이 계속되면서 춘.추용인 고사.잡사.국사나 깨끼한복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한복의 매력은 역시 우아한 색감.따라서 색을 잘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예부터 설날 한복은 다소 화려하게 입는게허용돼 왔다.팥핑크라 불리는 진달래색이나 연한 쪽빛.연두.옥색등 화사한 빛으로 단색 혹은 배색한복을 해입으면 은은하면서도 화사한 명절분위기를 돋울수 있다.색감위주로 한복입기가 확산되면서 한동안 사라졌던 동정없이 덧입는 덧저고리.쾌자(소매없이 치마.저고리위에 길게 덧입는 옷).당의(옛날 궁궐에서 입던 옷)도 선호되고 있다.
덧저고리를 입을 때는 치마.저고리가 서로 다른 색상일 경우 둘중 한가지 색상으로,같은색일 때는 금박.그림등 화려한 무늬가있는 것으로 맞춰입는게 좋다.
흰동정이 정갈하게 보이도록 하는게 한복의 맵시를 살리는 것이므로 요란한 알이 박힌 목걸이등은 삼가는게 좋다.
또 늘어뜨린 긴머리는 금물.머리를 틀어올리거나 리본등으로 처리,목선을 단정하고 간결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
◆남성한복 남성한복은 여유있고 풍성한 형태로 어떤 체형에도 잘맞는 융통성이 있으나 현대생활에는 다소 불편하므로 이를 현대화.생활화한 것이 많다.▲저고리의 고름을 없애고 매듭을 사용한것▲허리에 고리를 달아 허리끈으로 매게한 것▲부리부분에 다 트를 넣어 일부러 여며가며 입는 불편함을 없애고 단추.매듭.접착테이프등으로 처리한 것▲바지에 지퍼를 단 것등 개량한복이 많다.「따뜻한 겨울」의 영향으로 남자한복도 점차 가벼운 천을 이용하는 추세.무명으로 만든 것도 가볍게 하거나 얄 팍한 실크를 선호한다.색상은 튀지않으면서 은근한 정이 느껴지는 파스텔조가 유행.밤색 마고자에 베이지바지,수박색과 올리브그린등의 배색이 정겹고 즐거운 명절분위기를 돋워준다.두루마기는 남자한복에 필수적인 외출정장.마고자바람으로 외출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난다.방한용으로 머플러를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실내에 들어오면 반드시머플러를 벗어야 한다.흰동정이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한복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李貞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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