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함 200m 앞에 접근 … 이란 “폭파하겠다”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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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대표적 반미 국가인 이란의 혁명수비대 소속 해군 함정과 미국 군함들이 교전 일보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40%가 수송되는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6일(현지시간) 발생한 대치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일어나 민감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m까지 접근=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호르무즈 해협의 공해 수역을 통과하던 미 해군 군함 3척에 이란 쾌속정 5척이 접근했다. 미 군함 200m 가까이 다가간 이란 함정들은 무선 방송으로 “몇 분 뒤에 당신들을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했다. 뒤이어 폭발물로 보이는 박스 모양의 물체를 바다 위로 던지기도 했다. 이에 미 군함 한 척이 이란 함정에 발포 준비를 하는 위기 상황이 연출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 군함 주위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위협하던 이란 함정들은 약 20분 뒤 자국 영해로 돌아갔다.

◆부시 중동 순방=부시 대통령은 8일부터 중동 순방 길에 오른다. 9일 이스라엘 방문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쿠웨이트·바레인·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6개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특히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방문해 사흘이나 머물 예정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물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담한다.

 내년 1월 백악관을 떠나는 부시 대통령은 임기 내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정 체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철종·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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