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인도펀드’ 가 확 달아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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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인도 펀드 열풍=열기가 국내로도 이어졌다. 연초 해외 펀드 시장의 주도권은 인도 펀드가 선점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2월 31일~1월 4일) 인도 펀드로만 1695억원이 들어왔다. 또 친디아(8347억원)·브릭스(1991억원)·아시아(2236억원) 펀드 등 인도 관련 펀드들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최고 수익률을 올린 펀드가 중국이 아니라 인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도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중국 펀드의 기세가 두드러졌지만 최종 승자는 인도 펀드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펀드는 평균 64.18%의 수익을 올려 중국 펀드(58.11%)를 뛰어넘었다. 수익률의 분수령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였다. 지난해 증시 상승률은 중국이 96.66%, 인도가 46.64%로 중국이 앞선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용위기가 본격화(2007년 7월 20일)한 이후부터 올 7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인도가 33.71%로, 중국(32.88%)·홍콩(16.69%)을 앞선다.

◆올해는 어떨까=일단 분위기는 좋다. 블룸버그는 올해 인도 경제가 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먼브러더스에 따르면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0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중산층의 소득 증가는 소비를 자극한다. 지난 2년간 휴대전화 사용 인구가 세 배 늘고 지난해 전자레인지 판매가 29% 증가한 것이 그 예다.

게다가 인도는 곧 법인세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인하된 법인세만큼은 고스란히 기업의 이익으로 잡히게 된다. 세계 주요 증시가 대부분 급락했지만 인도 증시가 연초 나 홀로 상승(2.6%)한 이유다. 삼성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인도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낮고 내수 비중이 높다”며 “세계 경기 둔화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이 오른 것은 부담이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인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를 웃돈다. 중국·홍콩보다 높다. PER는 주가가 얼마나 높은가를 따지는 지표로 숫자가 클수록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미래에셋 인도 펀드 선전=인도 펀드 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점했다. 지난해부터는 피델리티·프랭클린템플턴·KB자산운용 등도 잇따라 인도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인도 인프라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다. 인도의 도시화율은 28%에 그칠 정도로 낮다. 앞으로 인프라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그러나 인도 펀드가 유망하다는 전망만 믿고 ‘올인’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제로인 허진영 연구원은 “지난해 초에도 일본 펀드가 좋다고 해서 돈이 몰렸지만 결과는 처참했다”며 “인도 펀드도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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