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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원료인 ‘유전자변형(GM)작물’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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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에서 원유 값 급등 덕에 주가가 많이 오른 업체는 뜻밖에도 종자 업체였다.

몬산토다. 이 회사는 석유 에너지의 대체 물질로 떠오른 바이오에탄올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유전자변형작물(GMO) 씨앗을 많이 갖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몬산토의 주식 값은 최근 5년 동안 10배 이상(주당 120달러)이 됐다. 이 기간 동안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2003년 49억 달러에서 지난해 85억달러로 늘었다.

이 회사의 제리 스타이너 부사장은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GMO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아 식용보다는 산업용 옥수수와 면화, 대두 등의 유전자 재조합 작물 개발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몬산토는 하루 평균 200만 달러(연간 7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생산성이 높은 산업용 종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빨리 자라고 생산량도 많게=미국의 화학회사 다우케미컬이 인디애나폴리스 근교에 세운 다우애그로사이언스(DAS) 연구소. 이곳은 녹말 성분에서 특정 물질을 제거해 에탄올 전환 비율을 높인 옥수수의 품종을 개발 중이다.

이 연구소 케네스 킨들러 박사는 “에탄올 생산 효율을 높이려면 성장이 빠르고 병충해에 강해야 한다”며 “몬산토·파이오니아·신젠타 등 세계 1∼3위 종자회사들이 이런 씨앗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몬산토는 새롭게 개발 중인 주요 ‘씨앗 프로젝트’를 7일 발표했다. 가뭄 저항성 옥수수, 바이오 디젤유 생산에 적합한 질병 저항성 대두, 기름 함량이 높은 대두 등이다. 이 같은 종자회사들의 연구개발 노력에 힘입어 1996년부터 10년간 유전자 재조합 작물의 재배 면적은 전 세계적으로 60배로 늘었다.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20% 이상은 식용이 아닌 에탄올 생산에 쓰인다. 덩달아 옥수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t당 140달러 수준이던 옥수수는 지난해 말 3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GMO 연구는 초보 단계=한국이 개발한 GMO 씨앗은 전무하다. 아직 연구개발 단계다. 지난해 서울대 최양도 교수가 이끄는 과학기술부의 작물유전체 기능연구사업단이 독일 바스프와 손잡고 상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최 교수는 “식물체 내에서 유용한 유전자를 골라내고 원하는 종자에 끼워 넣는 기술은 한국도 세계적이나 GMO 작물에 대한 반대 여론에 밀려 국내에서 연구 종자 확보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류장렬 박사는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바이오에탄올 생산 농지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황무지와 간척지 등에서도 자랄 수 있는 품종개발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GMO=유전자 재조합 또는 변형 작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을 일컫는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특정 유전자가 들어갔거나, 제거된 생명체를 말한다. 미국은 GMO의 자유로운 유통을 인정하고 있으나, 유럽과 한국은 안전성에 대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GMO에 표시제를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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