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新黨창당까지시사한 발언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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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필(金鍾泌)민자당대표가 15일 오후 대전 유성호텔에서 행사를 갖는다.이 자리에서 그는 현지 지방의원들과의 신년교례회에참석한다.
대전.충남은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JP의 정치적 거점이다.모임에 참석할 예정인원은 기초.광역의원 5백여명.최소한 JP에 대한 대전.충남지역의 우호적인 정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때문에 그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2선후퇴 요청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시할지 주목된다.
더구나 14일 JP가 향후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신당도 몇가지 선택조건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해 모임을 앞두고긴장감마저 감돈다.이 발언은 일종의「세(勢)규합」선언을 한 것으로 당내 일각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내가 갈 길은 내가 가겠다』고 해 주목을 끈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JP는 金대통령의 도덕성을 비난하는 데까지 나갔다.
그는『대통령 선거시 직접 찾아와 도와달라고 한 사람이 누구냐.
앞으로 정치생명도 같이하자고「약속」한 사람이 누구 였는지만 생각해보면 된다』고 불만수위를 높였다.
JP가 주장하는「약속」은 92년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때 YS를 지지하는 대가로 두사람이 맺었다는 소위「4.8」3개항 밀약.JP가 자신에 대한 퇴진압력을 정치적 도덕성 문제로 맞받아치고 나온 것은 YS와 결별도 각오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JP는『(15일 모임에서는)가급적 자극적인 얘기는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지지 분위기가 고조되면 불쑥 무슨 말을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현지 지방의원들은 대다수 金대표와 행동을 같이할 것이라고 당내 공화계 의원들은 설명하고 있다.그는최근 자신의 출신지역과 관련있는 행사에 집중적으로 참석했다.이를 두고 대전.충남의 반YS정서를 세결집으로 연결하는 분위기 조성용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JP의 이런 의사표시와 행적의 종착역은 어디인가.그는 최종거취에 대해 여러가능성만 깔아놓을 뿐 명쾌한 의사표시를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시사한 선택의 수단중 신당 창당을 실행에 옮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동조세력 규합이 여의치 않은 상황은 별로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당내 친(親)JP의원들도 대체로 탈당의 결행시기에 대해 6월 지방선거 이후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부탁한 한 의원은『지방선거 전에 당을 떠나면 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불리하다.지방선거이후 본격적인 정계개편때 재기를 모색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하고 있다.때문에 JP가 결국 지방선거 때까지는 당에 잔류해 후일을 모색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 개혁이 정국질서의 전면개편 쪽으로 윤곽이 드러나면 JP가 신당창당이라는 「확전」(擴戰)으로 받아칠 가능성을당 일각에서는 주목하고 있다.어차피 정국의 틀이 바뀌면 다음 공천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자연스럽 게 JP깃발아래 모일 수 있어 신당 창당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는 자신의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는 대전.충남의 토사구팽(兎死狗烹)여론,92년 YS와의 3개항 약속(4.8밀약)을 이번 기회에 어떤 형태로든 선보일 생각은 분명하다.이는 후일을 도모할 때도 명분으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이 다.
그는 이제 거취의 공을 다시 청와대로 돌려보냈다.막다른 골목에 몰린「JP의 출구」는 청와대의 반응에 따라 보다 분명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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