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키우기>면목동 점포주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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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허름한 25평짜리 건물의 단층 단독주택을 지하 1층,지상 6층짜리 연건평 1백44평 규모의 늘씬한 점포주택으로 재개발.
」 전형적인 단독주택촌으로 불리는 서울중랑구면목동17의8 43평의 좁은 대지에는 종전 낡은 집이 없어지고 잘 정돈된,가로변에서나 볼 수있는 세련미 넘치는 건물 한채가 주변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토지이용률이 낮은 단독주택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4~6층 규모의 점포주택이나 중소빌딩.다가구주택등을 짓는 이른바 자력 재개발사업이 추진돼 주변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43평밖에 안되는 좁은 땅에 지하층을 포함해 7층짜리 건물을,그것도 주변 집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멋진 모양의 건물을 어떻게 평당 1백88만원 정도의 공사비로 지을 수 있었느냐고 의아해 한다.
면목동 점포주택은 92년 10월 완공된 것으로 당시 일반 점포주택과 비교하면 그렇게 싸 보이지는 않지만 사용된 자재나 내부 공간처리 수준등을 감안하면 평당 2백만원은 족히 들었을 고급스러움이 서려있다.건물바닥 면적이 21평에 불과 한데도 전혀왜소해 보이지 않고 도리어 대형 건물같은 분위기가 나도록 앞부분의 외관을 둥글게 처리한 설계자(黃輔喆.종합건축사사무소 水木소장)의 센스가 돋보인다.
대지가 15m도로와 8m도로에 접해 조건이 좋은 편이지만 워낙 좁아 건축법에서 허용하는 한도안에 건물 짓기가 힘들 정도인데도 설계자는 건폐율.용적률을 법정 한도선까지 최대한 높였다.
그만큼 땅의 효용성을 확대시킨 것이다.
이와함께 설계자는 뒷집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건축선을앞쪽으로 바짝 당겨 뒷집과의 간격을 최대한 벌렸고,건물 뒷면엔아예 창문을 내지 않고 대신 건물벽에 흰색과 회색이 교차되는 수평 줄무늬를 쭉 돌려 비록 종전보다 높은 건 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을지라도 뒷집의 주거환경이 전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설계,공사도중 이웃과 분쟁의 소지를 없앴다.
층별 용도는 30평인 지하층엔 레스토랑이 들어섰고 1층 22평에는 새마을금고가 입주해 있다.
1층과 같은 크기인 2.3층은 각각 커피숍.놀이방이 임대해 있으며 주택인 4층(22평).5층(18평).6층(8평)은 주인가족이 직접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옥탑층 규모인 6층은 5층과 내부계단으로 연결,복층형 주택으로 만들었다.
현재 주인집이 사용하지 않는 공간의 전세금은 지하층이 3천5백만원, 1층 1억2천만원,2.3층은 각각 4천만.3천5백만원수준으로 주변의 건물보다 임대료가 높다.
건축주로선 전체 공사비 2억7천여만원중 7천만~8천만원만 직접 조달 하고 나머지는 임대 보증금으로 충당한 셈이다.
건물 디자인이 세련돼 공사도중 임대가 모두 끝나 건축주의 공사비 조달도 아주 수월했다.
〈崔永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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