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경영전략><최고경영자에듣는다>成在甲 LG화학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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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석유화학부문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특히 경기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 합성수지부문은 내수.수출 모두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올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올해부터 ㈜럭키에서 이름이 바뀐 LG화학의 성재갑(成在甲)사장이 밝히는 석유화학부문에 대한 올해경기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유화(油化)산업은 「지옥」과 「천당」을 한꺼번에경험했다.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제품을 팔아야 했던 연초의상황이 연말에는 물건이 없어 못파는 호황으로 반전됐다.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와 세계 곳곳의 유화공장에서 터진 잇단 사고여파로 공급이 차질을 빚게된 때문이다.
그러나 2~3년뒤의 국내 유화산업 경쟁력에 대해서는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成사장은 진단한다.
『최근 동남아국가들의 경쟁적 투자와 선진업체들의 신.증설 영향으로 앞으로 2~3년을 고비로 범용위주의 양적팽창은 한계에 부닥칠 것으로 보입니다.저가위주의 범용제품만으로는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당초 예상보다 1년이상 앞당겨진 작년의 호황은 우리 유화산업의 경쟁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외부여건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만큼 공급과잉 상황이 오면 다시 어려움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이를 극복하는 길은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 한 투자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기르는 것.
成사장은 『우리 업체간의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생산기술의 제휴나 공동연구를 통해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成사장은 로열패밀리가아 니면서도 LG그룹의 母기업인 럭키의 대표이사에 오른 첫 공채출신 사장.또 그룹내에서는 입사한지 26년이란 가장 짧은 기간에 대표이사(89년 럭키석유화학)로 발탁된 「간판스타」로,추진력을 가진 경영인으로 꼽힌다.럭키석유화학 사장으로 취임해서는나프타분해공장(NCC)건설을 맡아 최단시일내 이를 완성시켰다.
경기회복을 계기로 현재 우리 유화업체들은 앞다투어 대규모 투자를 준비중이다.成사장도 투자의 자율화에는 원칙적으로 찬성의 뜻을 밝혔다.그러나 투자에 대한 자율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설비과잉으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날의 경험을 되풀 이하지 말자는 주장이다.정부에 대해서도 『업계의 자율조정이 이뤄지지 않을경우 거시적이고 선별적인 가이드 역할까지 포기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글.鄭在領기자 사진.白鐘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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