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도시가살기좋은가>5.교육.복지부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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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망아지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예부터 서울은 사회적 신분상승기회가 보장되는 곳이었다.
中央日報가 조사한 도시「삶의 질」비교에서 서울이 교육.복지여건이 가장 좋은 곳으로 나타난 것은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서울 다음으로 교육여건이 좋은 곳은 공주.대전.부산.강릉 順으로나타났다.
지표로 나타난 교육.복지 여건들이 좋아서만은 아니다.이번 조사에서는 교육과 복지여건을 나타내는 객관적 자료는 물론 시민들이 느끼는 중요도와 만족도를 가중치로 반영했다.
교육여건 평가에 사용된 지표로는▲학급당 평균 학생수▲대학진학률▲인구 1만명당 대학정원▲사설학원수가 포함됐다.복지여건을 나타내는 지표는▲인구 1만명당 사회복지시설 수용인원▲1인당 복지예산▲사회복지예산규모로 나누어 조사했다.
교육지표만으로 평가한 상위권 도시들의 모습은「좋은 교육을 위한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학급당 학생수를 보면 서울(63위).대전(54위).부산(33위)등 대도시의 순위는 끝에서부터 세는게 빠르다.
대학진학률에서 서울(67위)과 부산(30위)은 훨씬 처지고 광주(6위).전주(7위).대구(11위).대전(16위)은 상위 20위안에 들었다.
인구 1만명당 4년제 대학정원은 경산.삼척.춘천.이리.강릉의순으로 중소도시가 높다.대도시를 보면 대전(19위).광주(21위).대구(30위).서울(31위).부산(32위)등 대부분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기술및 사회교육기회의 여건을 나타내는 1만명당 사설학원수에서도 부산(31위).서울(40위).대구(48위)등 대도시가 중.
하위권에 있다.
이처럼 객관적 여건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대도시들의 종합순위가앞선 것은 교육.복지 여건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가 한결같이 높았기 때문이다.
교육과 복지여건이 나빠도 이들 도시들에는 주민의 주관적 만족을 주는「상대적 이점」이 있어 살만한 곳으로 느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일단 취업기회가 많고 자녀교육의 경쟁력이 확보되는 곳이라고 판단되면 떠나기가 어려운 곳이 바로 서울이다.
대도시 교육.복지생활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자녀의 대학입학을 원하는 대다수 학부모들이자녀의 대학 입학에 대도시가 유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가장 많은 수의 명문대학과 명문고교가 몰려있고 과외와 학원의 중심지 역시 서울인 것이 현실이다.
2위에 오른 충남공주는 예부터「교육도시」로 잘 알려진 도시다.인구에 비해 4년제 대학생수가 많은데다 주민의 교육.복지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가중치가 높은 주민 1인당 사회복지비(4위)와 복지시설 수용인원수(8위)가 상위에 랭크 돼 있다.
제주.안양 역시 대학진학률이 낮고,학급당 학생수가 많은데도 교육.복지생활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전체적 교육.복지생활의 순위가 가장 낮은 곳은 김제.오산.온양순이다.이곳들의 공통점은 교육.복지의 객관적 여건도 나쁘고 주민들의 만족도 역시 낮다는 것이다.
이번 中央日報 조사에 의하면 주민들이 환경을 가장 중시하고 안전,교육.복지,경제생활의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지방자치 시대의 도래와 함께 교육.복지에도 기회와 경쟁의 문이 활짝 열렸다.
지금까지 여건이 불리하다고 생각되어 왔던 중.하위권 순위의 중소도시들은 학생수가 적다거나 학교건물 면적이 넓다는등 장점들을 이용하고 지역의 특성과 요구를 교과과정에 반영,내실있는 교육을 실천해 대도시와 경쟁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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