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JP의 결심-69회생일 무슨말 오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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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민자당대표는 7일낮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5.
16 동지들」과 오찬을 같이했다.金대표와 각별한 이들이 그의 69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오찬에는 이종근(李鐘根).구자춘(具滋春)민자당의원,민관식(閔寬植). 이병희(李秉禧)민자당고문,남덕우(南悳祐)前총리,백남억(白南檍)민족중흥동지회장등 5.16민족상 재단 및 민족중흥동지회 이사진 40여명이참석했다.
이들은 자리를 같이하자 마자 최근 여권핵심으로부터「명예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金대표를 위로.격려했다.
白회장은『지각변동을 일으킬 칼날(刀)을 용기있는 마음(心)으로 떠받들고 있는 참을 인(忍)자를 생각할 때마다 金대표가 떠오른다』며『세간에 별의별 얘기가 떠돌고 있으나 괘념치 말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제발 참아달라』고 金대표의 용기 를 북돋웠다.그리고 이들은 金대표에게「큰 뜻이 굳고 굳세어서 말(馬)을 풍운으로 달린다」는 글귀를 새긴 족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대해 金대표는 이렇게 인사했다.『내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올지 스스로 알지만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유보해 왔다.그러나 이 길이 조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결론이 나올때는 따를 것이며,고마운 이 조국에 지나온 제반 역정에 못지않은 정성을 쏟아넣을 생각이다.』 그동안 말을 아껴온 金대표는「동지들」앞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심중의 일단을 표출했다.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사태의 전개를 잘 파악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그리고 곧 결심을 굳힐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 결심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헤아리기 힘들다.그에 대한 추측도 분분하다.金대표의 결심이 어떠한 것이든 그것은 12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회동이 있고나면 확고해질것으로 보인다.그런데 관심가는 대목은 12일 담 판에 앞서 청와대와 金대표간에 여러가지의 막전막후(幕前幕後) 이야기가 오고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그의 거취문제가 갖는 민감성등 때문에 아무래도 최소한의 사전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그렇지 않을 경우 金대통령과 金대표 가 담판과정에서 서로 낯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는등의 불상사와 그에 따른 잡음발생 소지를 예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전정지 작업은 금주초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민자당주변에선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에게 이 일이 주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金장관은 유독 金대표에 대한 예우를 강조해 왔다.그는 또 최근 金대표 거취문제에 대해 제일 많은 이야기를 했고 자기의사를 가장 분명하게 밝혔다.그 렇기 때문에金장관의 일거수 일투족(一擧手一投足)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승수(韓昇洙)청와대비서실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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