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인삼재배 시작-벨기에農民들 加회사와 합작생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이제 인삼이 한국을 비롯한 동양의 특산물이던 시대는 곧 끝날것 같다.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북미(北美)에 이어 최근 유럽에서도 본격적으로 인삼재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처음 인삼을 키우기 시작한 나라는 벨기에로 90년부터 농민들에게 재배를 적극 권장해 왔다.
일단 재배에만 성공하면 짭짤한 수익이 보장되는데다 유럽공동농업정책에 의해 놀려야 할 휴경지에도 인삼을 심을수 있다는게 장려 이유였다.
동양의 신비 약품으로 알려진 인삼은 현재 유럽인들 사이에서 정력.강장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많은 제약회사가 인삼성분이 포함된 종합비타민제와 피로회복제등을 만들고 있다.
또 유럽내에 퍼져 있는 화교들이 인삼을 많이 찾고 있어 공급이 크게 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10여가구의 벨기에 농가는 90년 가을 유럽내 인삼시장 확대를 겨냥해온 캐나다 인삼회사 「진셍 엔터프라이스」와 손잡고 남부 룩셈부르크지역내 1.7㏊의 땅에 인삼을 재배하기 시작했던 것.
이들은 「파낙스 진셍」이라는 한국종과 「파낙스 퀸케폴리움」이라는 미국종을 같이 심었다.
이 결과 비가 많은 벨기에의 해양성 기후에는 미국종이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는 「파낙스 퀸케폴리움」을 심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기술부족과 토질이 잘맞지 않아 기대만큼 성과는 못올렸으나 현지 토양에 맞는 개량종과 습기제거기술 개발에 노력중이어서 머지않아 큰 성공을 거둘수 있을 것이라고 벨기에측은 장담하고 있다.
한편 EU측은 한국및 중국산 인삼은 질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상당량의 농약이 함유돼 있다는 현지 제약업체측의 분석에 따라 자신들에게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즉 동양인삼은 수입가격이 싸지만 농약을 제거하는 비용까지 따져보면 유럽산 인삼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꾸준히 품질개량에 힘쓰지 않는한 「인삼종주국」으로 자처해온 우리 한국의 위치가 조만간 위태로울 것 같다.
[브뤼셀=南禎鎬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