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쥔런 新話 끝났다-후두암.상금착복.교통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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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지난 93년 세계육상계에 혜성같이 등장,여자육상 중장거리를 석권해왔던 중국의 마군단(馬軍團)이 마침내 총사령탑 마쥔런(馬俊仁)감독의 중도 하차로 와해 위기를 맞게됐다.상상을 초월한 스파르타식 강훈과 비법처방의 거북이 수프등 온갖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마군단을 탄생시킨 장본인인 馬감독이 94년도 한해를 교통사고로 마감하며 지휘봉을 완전 놓고 만 것이다.
馬감독은 지난해 29일 오후10시쯤 선양(瀋陽)의 선다(沈大)고속도로상에서 자신이 손수 운전하던 마이크로버스가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로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30일 오전5시까지 치료를 받을만큼 크게 부상했다.
다행히 생명의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나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더 이상 선수들의 지도는 사실상 불가능해 30일 랴오닝(遼寧)省 체육회가 후임감독을 찾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왕쥔샤(王軍霞)와 취윈샤(曲雲霞)등 세계적 중장거리 스타들을키워내며 세계최고의 코치로 각광받았던 馬감독의 운명에 조종(弔鐘)과도 같은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은 휘하의 류둥(劉東)이 자신의 훈련방식에 반발,팀을 떠나면서부터.
93슈트트가르트 세계선수권 1천5백m 우승자인 劉가 하루 42.195㎞의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는 비상식적 훈련과 남자친구와의 사귐 또한 철저하게 통제하는 馬감독에게 반기를 들고 팀을이탈한 것이다.
이 때문에 馬감독이 아시안게임 직후 생활고에 시달리는 劉를 먼저 찾아가 사실상 사과의 뜻과 함께 팀복귀를 종용했으나 거절당한데 이어 11월 중순엔 자신이 특수 개발,상품화된 비법 드링크「馬軍團-넘버원」마저 별다른 영양이 없다는 영 국학회의 연구결과가 나와 자존심이 크게 상했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중국의 관영TV매체인 CCTV가 오후9시 정규 뉴스시간에 馬감독의 비법 드링크 제조공장을 현지 취재,수천병의 드링크에 들어가는 거북이는 단 한마리 뿐이라고 폭로해 망신을 준 것이다.
더욱이 부친의 임종일인 27일엔 상하이(上海)에서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해방일보(解放日報)마저 馬감독이 지난한해 선수들의상금등을 착복,벤츠 3대와 약 7백만위안(약 7억원)을 유용했다고 비난,馬감독의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 혔다.
공산당 독재하의 중국에서 관영매체로부터의 공개적인 비판은 곧사회적 매장을 뜻하는 강도높은 조치이기 때문에 馬감독의 재기는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달 중순엔 후두암 판정마저 받아 올해 51세를 맞은 馬감독은 시련의 한계로 몰리고 있는 느낌이다.
[홍콩=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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