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에선 하이브리드 스타일이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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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30면

퓨처리즘이 돋보이는 화이트 컬러의 여성스러움과 기능성을 강조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스키복

이번 시즌 스노보드&스키 웨어 트렌드는 하이브리드(Hybrid·두 가지 기능과 역할이 하나로 합쳐짐) 스타일로 다양한 기능성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멋까지 갖추고 있어 일상복으로의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스타일의 원조를 꼽는다면 1995년 뮤직비디오에서 보드복을 평상복처럼 스타일링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떠오른다. 최근의 트렌드는 그들이 추구했던 초창기 힙합 스타일에서 힘을 조금 빼고 기능적인 측면과 캐주얼한 면을 더욱 강화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무겁고 둔탁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기능적인 절개 라인과 입체 패턴을 사용, 허리라인을 강조해서 한층 날씬해 보이는 것이 이번 시즌 제품들의 첫 번째 특징이다. 실제로 무게도 가볍다. 목선, 모자 부분에 여성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을 살린 퍼가 트리밍된 제품도 많이 눈에 띈다.

스키장에서는 꺼렸던 데님, 코듀로이 소재의 바지가 스노보드 바지로 출시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후부(FUBU)에서 새롭게 선보인 데님팬츠는 봉제 시 절개라인마다 시접 부위에 방수 테이프를 부착하는 심실링 기법으로 방수·투습은 물론 보온기능을 두루 갖춘 동시에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이 있는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준다.

찬바람과 눈을 막아주는 파우더스커트와 방수지퍼, 휴대전화, mp3 등을 안주머니에 넣고 이어폰 구멍을 낸 디자인, 리프트권을 부착할 수 있는 고리 부착 등 스키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들도 돋보인다.

미니멀리즘과 퓨처리즘의 강세는 스키 웨어에도 영향을 미쳐 비비드하고 화려한 색상보다는 대부분 메탈릭한 소재와 색상들이 출시됐다. 톤 다운된 크롬, 스톤, 블랙, 스모키 오렌지 등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의 베이스 컬러에 레드, 그린, 스카이 블루 등의 강렬한 컬러 포인트가 함께 사용되기도 했다. 여성복의 경우에는 아플리케 장식, 자수 처리된 안감 등 화려한 디테일도 눈에 띈다. 보그너에서는 버버리컬렉션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스터드(징) 장식과 어깨견장, 메탈버튼을 포인트로 사용한 스키점퍼를 선보여 패셔너블한 스키 웨어를 제안했다.

하이브리드 스타일은 소재 면에서도 다양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고어텍스를 비롯해, 몸 안의 따뜻한 공기층을 유지하되 외부의 물과 바람을 차단해 장시간의 활동에도 옷이 눈에 얼어붙거나 젖는 것을 막아주는 스톰 핏(Storm-Fit), 초극세사 섬유로 구성돼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매우 우수한 씬슐레이트(thinsulate), 특정온도를 기억해 그 온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 수분침투를 막는 디아플렉스(DIAPLEX) 소재 등이 대표적인 예. 또한 초보자를 위해 넘어져 다치기 쉬운 무릎·엉덩이 부분에 충격 패드가 자체 삽입돼 있는 바지, 전기 충전 방식의 발열 기능을 갖춘 스키 장갑 등도 선보였다.

스키 웨어의 필수 아이템인 장갑, 모자, 고글 등의 액세서리도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버튼(Burton)에서는 녹색 뱀가죽 무늬의 소재를 이용해 펄 질감이 돋보이는 고글과 함께 보호대가 내장되어 손목·손등을 보호하는 장갑을 출시했다. 이번 시즌 트렌드로 떠오른 니트 소재의 모자는 보온성도 좋고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어 스키 웨어에서도 인기가 좋다. 퍼(Fur)를 이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제품도 많이 나와 있다. 장갑과 모자의 색상을 맞추면 훨씬 정돈되고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스키복을 구입할 때는 기능성 체크를 위해 반드시 입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활강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팔·무릎·허리 부분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지, 당기거나 조이지는 않는지 꼭 확인해 볼 것. 또한 눈이 옷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밑단·소매 부분을 스트링(줄)으로 조일 수 있는지, 겨드랑이·가슴·바지 옆선 등의 통풍도 확인해야 한다. 주머니는 밸크로(찍찍이) 테이프로 된 것이 지퍼보다 장갑을 낀 채 열고 닫기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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