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 표기된 중국 지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간도(西間島)’‘동간도(東間島)’란 지명이 표기된 중국 지도 두 장이 발견됐다. 중화민국 타이완(臺灣) 중앙연구원의 근대사연구소에 소장돼 있는 ‘옌지(延吉)’ ‘창바이(長白)’ 지역의 지도다. 만주 일대에 위치한 간도는 한·중 간에 잠재돼 있는 국경분쟁 지역이다.

 박선영(42·여·포항공대 중국사) 교수는 28일 이 지도를 공개하며 “간도문제가 중국측 주장처럼 역사적 날조가 아닌 사실임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난달 타이완을 방문해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던 이 두 지도를 찾아냈다”며 “중화민국 참모본부제도국(參謀本部製圖局)에서 1917년 12월 편찬, 1918년 5월 인쇄한 군사용 지도”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만든 지도 중 서간도와 동간도를 표시한 자료가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지도의 가치는 크다”고 주장했다.

 간도의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까지 이 지도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압록강과 두만강 위의 연길·장백 지역 일부를 가리키고 있다. 현재의 중국-북한 국경선보다는 위에 위치하고 있다. 박 교수는 “서간도·동간도 라는 지명이 나온 것을 찾아낸 것만 해도 큰 성과”라며 “앞으로 간도 연구를 새롭게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지도는 1/500000 비례척으로 그려진 ‘중국여도(中國輿圖)’의 일부이 다.

 그동안 한국 학계 일부에서 간도는 역사적으로 한국의 영토였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으나, 실증적 증거의 부족으로 크게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도 문제는 멀리는 1712년 조선과 청나라 대표가 조-청 국경비로 세운 백두산정계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까이는 1909년 일본 제국주의와 청나라 대표가 맺은 ‘간도협약’과 직접 연결된다. 제국주의 일본은 당시 청나라로부터 남만주철도 부설권(선양∼다롄)을 보장받는 대가로 백두산정계비에 대한 청나라측 해석을 그대로 인정한 ‘간도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한국과 중국의 국경선은 압록강∼두만강 선으로 굳어졌다.  

배영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