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관세 유예해 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럽연합(EU) 지역에서 하이닉스반도체를 부품 등으로 사용하는 3개 기업이 EU가 하이닉스에 부과한 상계관세를 유예해 달라는 신청을 EU 집행위원회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무역협회가 밝혔다. 구체적인 업체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를 수입하거나 부품으로 사용하는 현지 업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02년 독일의 인피니온사와 미국의 마이크론으로부터 각각 EU 집행위와 미국 상무부에 제소된 뒤 지난해 약 35%(EU), 45%(미국)의 상계관세를 물어야 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하이닉스 측에 보조금 지원 등 불공정한 행위를 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부당한 결정"이라며 지난해 미국 및 EU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으며, 하이닉스도 EU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번 신청은 현지의 민간업체들이 처음으로 낸 것이다.

이들은 "시장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상계관세를 물리는 바람에 하이닉스반도체와 거래해온 기업들이 인피니온이나 마이크론에서 물량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만큼 상계관세를 물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지 민간업체들의 건의를 EU 집행위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나 한국에 대한 EU의 반도체 수입규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