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좌포 大魚이승엽 재수냐 프로行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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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재수(再修)냐,프로행이냐」-.
아마야구협회와 프로야구 삼성의 스카우트 싸움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최근 김재걸(金在杰.단국대)문제로 한차례 맞붙은 프로팀 삼성과 아마가 이번엔 수능시험에서 떨어진 초고교급 선수 이승엽(李承燁.경북고)의 거취를 둘러싸고 또 한차례 격돌하게 됐다.
李의 불합격이 확정된 이후 연고구단인 삼성은 23일 이승엽이훈련중인 한양대에 스카우트를 보내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부모와도 협상을 시작하는등 본격적인 스카우트 작전에 나섰다.반면 李의 외부접촉을 완전 차단하고 있는 한양대는 자체 구제가 안되면일단 실업팀 현대선수로 등록시켰다가 재수를 시키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야구협회는 지난 22일 국립교육평가위원회에 李의 특기생 자격에 관한 질의서를 보내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특기생자격은 전국대회 우승의 경우 3년,준우승은 2년,4강은1년간 유지된다.이 기간중 반드시 선수신분을 유지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문제는 93년 청룡기대회의 우승으로 95년까지 3년간 특기생자격을 갖춘 李가 내년에는 더이상 고교생 신분이 아니라는 것.
한양대는 李가 실업선수로 선수신분을 유지해도 특기생 자격을 보유한다면 아마실업팀 현대에 입단시킨후 재수를 시 켜서라도 한양대에 특기생으로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또 아마협회는 특기생 자격을 유지할수 없을 경우 실업팀 소속으로 국가대표에 뽑혀 국제대회에서 상위입상했을때 특기생 편입이 가능한지 여부를 교육평가위원회에 질의했다.
이것은 李를 일단 전문대에 입학시킨뒤 현대선수로 등록시킨다음李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양대로 편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전문대졸업의 황영조(黃永祚)가 같은 방법으로 고려대에 편입했고 서울시립대에 재학중인 육상선수들이 서울 시청소속 선수로 뛴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본인이 프로입단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고 일단 본인과 접촉만 되면 계약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또 부모와의 전화통화에선『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을『조건만 맞는다면 입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 ,별 문제가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과연 사상초유의 야구재수생(再修生)이 나올 것인지 아니면 프로에 진출할 것이지.투타를 통틀어 고졸 왼손 최대어인 이승엽의진로는 또 한차례 스카우트 파동을 몰고올 조짐이다.
〈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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