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빛낸기업] 3세대 원전 자체 개발, 수출 전망 밝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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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회 한국전력기술 사장(左)과 임직원·협력업체 직원 1900여 명은 10월 11~12일 강원도 휘닉스파크에서 ‘KOPEC 가족 2007 한마음 대동제’를 열었다.

지난달 28일 울산시 울주군에서 기공한 신고리 3·4호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3세대 원자력발전소다. 국내 첫 140만kW급 대용량 신형원전이기도 하다. 3세대 원전은 기존 원전에 비해 발전용량은 1.5~2배 크면서 수명은 두 배 긴 고효율·저비용 원전이다. 세계적으로도 3세대 원전을 가동 중인 나라는 일본뿐이다. 중국·프랑스·핀란드가 건설 중이며 신고리 3·4호기로 한국도 3세대 원전 보유국 대열에 낄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원전 수출 전망도 밝아진다.

 신고리 3·4호기를 설계한 곳은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KOPEC)이다. 1975년 원전기술 자립을 목표로 설립된 지 30여 년 만에 한국의 원전 설계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원전 건설에선 세계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 송인회 사장은 “과거 30년 동안 대형 원전을 지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보니 우리만큼 원전 건설 경험을 쌓은 회사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미국 벡텔이나 웨스팅하우스 등 세계적 원전 설계회사가 중국·대만·인도네시아의 원전 건설공사를 수주할 때마다 우리 기술진을 모셔가 몸값이 크게 올랐다”고 소개했다.

 원전 건설공사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공사기간도 길고 수많은 공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때문에 어떤 공사를 먼저 하고 나중에 해야 하는지 공정을 관리하는 기술이 필수다. 국내에서 울진 3~6호기, 영광 3·6호기 건설에 이어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를 짓거나 설계한 경험을 통해 KOPEC은 건설공정관리에도 세계수준의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철도 건설공정 관리를 KOPEC이 따내기도 했다. 현재 KOPEC은 건설공정 관리 전문자격증인 PMP 소지자만 358명을 보유하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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