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새 테마축제 아이디어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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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모두가 참가하는 패션축제''이상화.이육사 등 문인을 배출한 고장의 문학축제'….

요즘 대구시 문화예술과와 홈페이지 등에는 새로운 대구축제 만들기 아이디어가 쇄도하고 있다.

대구시는 1982년부터 20년 넘게 개최한 '달구벌 축제'를 작년부터 중단하고 새 축제 개발에 들어가 있다. 매년 가을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축제를 개최해도 시민들의 참여가 없는 데다 지역적 특색도 나타내지 못하는 '짬뽕축제'라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구벌 축제는 소싸움과 벼룩시장.민속마당 등 어느 도시를 가도 내용이 대동소이한 행사를 한데 얽어 놓은 형태로 열려 왔다.

이에 대구시는 작년부터 이 축제를 폐지하는 대신 예총 등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힘을 모아 '대구국제테마축제'의 기획에 착수했다.

각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12월 제1차 시민대토론회를 연데 이어 19일에도 3백여명의 문화예술인.시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제2차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정걸 이천국제도자기비엔날레 운영부장과 강승균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 등이 초청돼 사례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5일부터는 시 홈페이지를 통해 축제 아이디어의 공모를 시작해 19일 접수를 최종 마감했다.

공모 결과 인터넷과 서류접수 등의 형태로 모두 4백여건의 아이디어가 모아졌다.

응모자 대부분이 대구시민이었지만 그 중에서는 서울.수원.광주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제안을 보내 왔다. 제모(30)씨는 '시민이 모델이 되는 패션쇼, 관광객의 주문대로 즉석에서 옷을 만들어 주는 행사 등 시민.관광객 참여형 패션축제'를 제안했다.

또 박모(34.여)씨는 '대학도시 경산과 연계해 학생들의 전공분야별로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를 창출하는 국제대학생축제'를 건의했다.

이모(49)씨는 '탈출'을 개념으로 대구지하철참사.상인동가스폭발 등을 소재로 한 국제방재페스티벌을 제안했는가 하면 한 시민은 대구의 더위를 소재로 삼아 세계인의 눈길을 끄는 여름페스티벌을 열 것을 주장했다.

이밖에 지방 첫 오페라하우스를 활용하는 오페라축제, 세계 최대 규모의 패션쇼, 대구게임페스티벌 등의 아이디어도 있었다.

대구시는 2차례의 시민토론회 결과와 시민 아이디어를 대구국제테마축제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해 오는 7월까지 '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대구시는 또 부산국제영화제.광주비엔날레.고양꽃박람회 등 국내 지역축제와 칭타오 맥주축제, 히로시마평화축제 등 해외 자매도시의 축제에 대해서도 벤치마킹해 참고할 계획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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