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해는뜨고 해는지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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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1부 불타는 바다 그리고,산 자도 말이 없었다 (27)눈을감으며 화순이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뭐라구,조선것들이 뭔가 다르긴 다르다구.그렇겠지.왜년하고야 다르겠지.
아니다.달라야겠지.죽지 못해 사는 여자의 독기라도 있을테니.
돈벌러 나온 왜년들하고 같을리가 없지.너같은 것들이 그걸 알리가 없지.
『야,이거 안 되겠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오카다가 그녀의아랫도리를 헤집으며 사타구니로 손을 들이밀었다.한 손으로 허벅지 안쪽을 더듬거리면서 오카다가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사람은 어디까지 짓이겨지면서도 살아남는 걸까.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다만 어서 이 짐승놈이 일을 끝내기만을 바라는 그런마음으로 화순은 죽은듯이 그에게 몸을 맡겼다.
숨소리마저 헉헉거려가면서 오카다가 그녀의 옷을 벗겨 옆으로 내던졌다.그리곤 화순의 젖가슴을 빨아대면서 그녀의 몸을 밀어 눕혔다. 알몸이 된 채 화순은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어디 이런 일이 한두번이었던가.사내들은 모두가 똑 같았다.이렇게 달아올라서 헉헉대다가 한순간이 지나면 제풀에 쓰러져버리는 것들.더러운 정액 덩어리를 남겨놓고 제 스스로 죽어가는 것들.
그녀의 벗은 몸을 내려다보며 오카다가 자신의 바지를 까내렸다. 『앗따,털도 많네.』 오카다가 그녀의 아랫도리를 손으로 쓸어내렸다.그의 손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더듬고 있는 사이 화순은오카다에게 맞은 등의 아픔을 참느라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오카다가 화순의 몸을 내려다보며 허리를 굽혔다.그가 무슨 큰 일이나 만 난듯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내 살다가 또 이렇게 털 좋은 년은 처음 보네.이게 아주 명기네 명기야.』 옷을 다 벗고 난 오카다가 자신의 성기를 움켜쥔 채 주물럭대면서 말했다.
『너 이런 데 나오기 참 잘했다.너 이런 물건 가지고 어느 놈 하나하고 살았으면 어쩔 뻔 했냐.네 거 같은 이런 물건은 말이다 아까워서라도 한 사람이 먹어서는 안되는 거야.』 키득키득 웃어가면서 오카다가 그녀에게 몸을 덮쳐왔다.이를 악물며 화순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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