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MM눈에 수도권 출근길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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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0.8㎝의 눈에 서울교통이 아수라장이 됐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속 14일 새벽 내린 눈으로 땅위의 차들은 거북이 걸음을 했다.곳곳에서 추돌.충돌사고를 일으켜 가뜩이나「동맥경화」상태인 출근길 교통을 거의 마비상태로 몰고갔고 땅속 지하철도 기다렸다는듯 고장.불통을 잇따라 일 으켜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일부 직장에서는 지각사태를 빚었다.
이날 눈은 예보가 늦었고 한강 다리들이 보수공사로 부분통제가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날씨가 포근해 차량들 대부분이 스노타이어등 제설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은 무방비상태에서 닥친 것이어서혼란이 더 컸다.
◇출근전쟁=성수대교는 통행이 아예 불가능하고 마포대교.잠수교.동작대교등 3개 다리는 보수작업으로 부분통제중이어서 다리를 지나게되는 올림픽대로,강북강변도로등은 전구간에 걸쳐 차량속도가10㎞를 밑도는 극심한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분당.일산등 신도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차량들은 평소보다 20분가량 빠른 오전6시20분쯤부터 몰려들었지만 체증이 극심했고,잠실대교는 오전7시30분쯤부터 강북~강남방면 차량들의 올림픽대로 진입이 중단됐다가 1시간만에 해제됐다.
남부순환도로 오류IC에서 가리봉오거리 구간 시내진행방향은 평소 15분걸리던 것이 2시간가량 걸릴 정도였으며 올림픽도로 63 빌딩앞과 인공폭포앞 한강대교.영동대교.한남대교등에도 차량들이 수㎞씩 꼬리를 물었다.
◇사고=시내에서만 1백여건이 넘는 추돌.충돌사고가 이어졌다.
오전 7시5분쯤 남부순환도로 시흥IC부근에서 2.5t 타이탄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앞서가던 쏘나타 승용차를 들이받아 4중 추돌사고가 났고 올림픽대로 한강철교부근에서도 7중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7시쯤 서울중랑구 중랑교위에서 청량리에서 망우리쪽으로 가던 6인승 승합차가 얇게 얼어붙은 다리위 노면에 미끄러지면서 엑셀승용차를 받아 3중추돌을 일으키는등 사고차량들이 도로를 막는 바람에 혼잡을 더했다.
서울경찰청은 인왕산길과 북악스카이웨이등 두곳의 교통을 오전 4시10분부터 7시10분까지 전면통제했고 시내곳곳에 7백25명의 제설인력과 제설장비 84대를 투입,염화칼슘과 모래를 뿌리는등 제설작업을 벌였다.
◇지하철=눈길정체를 우려한 시민들이 지하철을 찾았지만 지하철2호선 열차가 신당역에서 멈춰서는 바람에 시청역쪽으로 향하는 구간이 40여분간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항의하는등 소동을 빚었다.
이날 오전8시20분쯤 잠실에서 신촌방향으로 가던 지하철공사 소속 211호 전동차(기관사 이석현.35)가 원인을 알수없는 결함으로 지연운행을 거듭하다 뚝섬역에서부터 고장을 일으켜 지하철2호선 신당역에서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열차안 에 타고있던승객 2천여명이 하차하고 뒤따라오던 열차 10여대가 잇따라 멈췄다. 이날 사고로 2호선 역마다 시민들이 몰려가 항의하고 지연확인서등을 떼어가느라 아수라장을 빚었고 도로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차량을 잡느라 온통 북새통이었다.오전8시 건대역에서 지하철을 탔다가 신당역까지 1시간 10분만에 도착한뒤 경찰이 잡아준 봉고차로 을지로3가 직장에 도착한 김태옥(金泰玉.25)씨는『8시20분쯤 선행열차 고장으로 차량통행이 늦어진다는 방송이 나온후 열차통행이 갑자기 중단됐다』고 말했다.
〈金東鎬.金鴻均.金鍾潤.趙泓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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