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아파트 분양 줄섰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7면

연말연시 차가운 날씨에 상관 없이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겁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이지만 보기 드문 큰 장이 선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11월말까지 분양승인을 신청한 막바지 물량이 쏟아진다. 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분양가를 땅값과 일정한 금액 이하의 건축비를 합친 금액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업체들은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

이윤이 떨어지기 때문에 업체들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시한인 지난달 말까지 대거 분양승인을 신청했던 것. 여기다 이미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는 공공택지에서도 적지 않은 물량이 나온다.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전매제한이 짧은 대신 분양가는 주변 시세 이상인 민간택지 물량과 전매제한 기간은 길지만 가격은 저렴한 공공택지 물량이 뒤섞여 주택 수요자를 기다리는 것이다.

메뉴가 많은 풍성한 밥상 앞에서 어느 한 음식으로 쉽게 젓가락이 가지 못하듯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량이 주택 수요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청약 대기자들은 신중한 청약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미 시행 중인 청약가점제에 따라 자신의 당첨확률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단지를 골라야 하는 것이다. 연말연시 한차례 분양 대목이 끝난 뒤에도 분양물량은 계속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올 물량도 감안해야 한다.
 

“상한제 피하자” 마지막 물량 쏟아져 #전매제한 적은 대신 분양가 높은 편

<그래픽 크게보기>

#서울 재개발단지 물량 쏟아져
 
서울에서 나올 물량은 모두 상한제를 피한 단지들이다. 재개발 단지들이 적지 않다.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개발 단지들이 분양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여러 개의 재개발 구역을 계획적으로 개발하는 뉴타운 가운데 동작구 노량진에서 분양물량이 나온다. 노량진뉴타운에서 쌍용건설이 1구역 단지를 내년 초 분양할 예정이다. 노량진뉴타운은 노량진동 일대 76만㎡ 규모로 총 1만25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강변이고 강남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등 개발 호재가 많은 용산에서 재개발 단지 분양이 잇따른다. 대우건설이 효창동에서, 대림산업이 신계동에서 각각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도 잇따라 나온다.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에서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의 2개 단지가 나온다. 남산 옆인 중구 회현동1가에서 롯데건설이 400가구 가까이 분양할 계획이다. 앞서 올 초 SK건설과 쌍용건설이 인근에서 3.3㎡당 2200만~3000만원에 분양했었다.

강남권에서도 주상복합이 나온다. 송파구 신천동 향군회관 자리에 들어설 단지로 280가구다. 근래 강남권에 나온 단지 가운데 그나마 규모가 큰 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주상복합아파트들의 입지여건은 좋지만 여러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돼 물량이 많고 분양가가 비싸 초기 분양률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도·청라·용인·고양 맞대결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지구가 분양된다. 송도에서 상한제를 피한 마지막 단지들이 나오고 청라는 상한제 적용을 받는 중소형이다. 검단신도시 옆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인 검단2지구에서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단지가 분양된다. 검단신도시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기지역에선 고양 덕이·식사지구, 용인 신봉지구·성복동 등에서 대규모 민간단지들이 분양된다. 일산신도시 인근 민간택지개발사업장인 가좌지구에서도 한화건설이 마지막 단지를 분양한다. 가좌지구는 덕이·식사지구보다 자유로를 이용하기가 쉽다. 이미 4300여가구가 입주해 있고 주변에 고양종합전시장(KINTEX)가 있고 한류우드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용인의 경우 신봉·성복지역 외에서도 분양이 잇따른다. 흥덕지구에서 마지막으로 중소형 2개 단지가 나온다.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고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로 예상된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아 10월 말 흥덕지구에 분양된 상한제 중소형 한국아델리움은 수도권 1순위서 평균 4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에서도 분양 열기 후끈
 
부산 해운대구에서 현대산업개발 등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에서 영조주택이 중대형 아파트 10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월드건설이 600여가구를 분양한다. 대전 서남부신도시에서 엘드건설이 중소형 12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앞서 이달 초 상한제 적용을 받아 분양된 중대형 트리풀시티가 1순위서 최고 1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광주에서 대림산업·대우건설 등이, 울산에선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이 각각 분양에 나선다.

안장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