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트렌드>狹帶域 개인휴대통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삐삐를 치는 철이의 마음은 답답하다.보고싶은 마음은 굴뚝같고숙이에게 보낸 신호가 잘 갔는지 궁금하다.30분이 지나도 응답이 없다.혹시 그녀가 호출기를 꺼 버린게 아닌지,신호가 못가는지하공간에 있는 것이나 아닌지 안절부절이다.게 다가 할 말도 많아 「삐삐 약어집」의 한계를 넘어가면 비싸지만 당장 휴대전화를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많다.그러나 머지 않은 장래에철이의 이같은 고민은 해소될 전망이다.최근 미국에서는 9백MHz대역의 새로운 개인휴대통신(PC S)이 도입될 움직임이 일고있기 때문이다.
「제2의 이동통신」이라 일컬어지는 기가(GHz)대역의 광대역(廣帶域)PCS만큼 정교하지는 않으나 값에 비해 상당히 유용하다고 평가받는 협(狹)대역PCS가 바로 그것.
협대역PCS에는 기존의 단방향 무선호출을 보완한 쌍방향 무선호출및 쌍방향 메시지 전송 서비스등이 있다.특히 개인정보단말기(PDA)를 이용,간단한 무선데이터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쌍방향 무선호출은 호출받은 가입자가「호출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서비스다.협대역PCS는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무선호출 사업자들에게 「복음」이 될 전망이다.협대역PCS는 서비스 특성상 넓은 주파수대역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군데군데의 자투리 주파수를 가지고도 사업할 수 있다.용량도 크지 않아 광대역PCS만큼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것도 아니다. 美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협대역PCS를 위해 9백1MHz에서 9백2MHz까지의 1MHz,9백30~9백31MHz,9백40~9백41MHz등 모두 3MHz의 주파수를 할당했다.
협대역PCS는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무선서비스의 하나.최근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통신서비스시장에서중소기업들에 어울리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오는 2000년까지 가격에 비해 가장 유용한 무선서비스는 무선호출』이라며『주파수만 확보된다면 기존 무선호출서비스를 보완할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현재 체신부는 9백MHz대역을 방송국 중계 용.가정용 무선전화.발신전용이동전화(CT-2)대역등으로만 지정,협대역PCS 개발을 위한 주파수계획은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그러나확실한 것은 새로운 무선서비스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며 주파수만 있으면 상상을 초월한 무선서비스가 개 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李玟鎬 본사 뉴미디어전문기자.經博〉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