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들 사고때 뭘했나-아현동 가스참사 수수께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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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마포구아현동 가스폭발사고 수사는 11일 지하 계기실에서 작업인부 7명의 시체가 모두 발견되고 현장검증이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사고가 일어났는지는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고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현장검증을 통해 점검작업을 실시한 지하기지내 가스관을 확인,가스누출지점은 파악했으나 이 가스관의 어느 밸브에서 왜 가스가 새어나왔는지를 밝히지 못한 상태다.
가스밸브 자체의 결함이었는지 아니면 작업원들이 공사를 하며 밸브를 제대로 잠그지 않았는지 추론만 무성할 뿐이다.
수사본부는 누출가스관의 전동밸브 주위가 심하게 파손되고 전동밸브와 관 사이에 틈이 나 있는 점등으로 미뤄 원인이 무엇이든이곳에서 가스가 새나간 것으로 보고 가스관양측 밸브.전동모터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으나 밸브자체가 폭발 당시 충격으로찌그러진 상태여서 정확한 누출원인이 밝혀질지는 미지수다.
화인(火因)도 아직 미스터리다.
가스가 차 있었다 해도 불씨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진▲누출된가스를 막기위해 계기실의 전동모터를 작동하다 모터과열이 일어났을 가능성▲누출가스를 지상으로 방출하는 가스방출 팬모터의 과열▲공급기지위의 모닥불에 흘러나온 가스가 인화됐을 가능성 등을 추정하지만 어느것도 속시원한 해답이 안되는 실정이다.
작업인부들이 불에 타지 않고 구조물에 압사된채 계기실안에서 모두 발견된 것도 의문을 더하고 있다.
수사본부측은 이에대해▲작업인부들이 작업도중 밸브 이상으로 다량의 가스가 일시에 분출되자 계기실에서 긴급조치를 취하던 중이었거나▲이들이 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채 퍼지밸브를 열어놓은상태로 작업중 가스가 새어나오자 『가스가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작업을 하자』며 일단 계기실과 휴게실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수사본부는 똑같은 사고의 재연을 막기위해서라도 사고원인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아현동 가스폭발참사 사건은 의문의 해답이 될 작업인부들이 모두 숨져버린 상황이고 다른 정황 역시 복잡하기만해 자칫 원인규명 대 신 원인 추정선에서 수사가 끝나버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郭輔炫.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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