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초대사무총장 선출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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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내년 1월1일 공식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초대 사무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체결국들은 당초 8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린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연례총회에서 초대 사무총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실패했다.체결국들은 9일에도 비공식총회와 12개 주요국가간 오찬회동을 잇따라 열 어 정치적 타결을 시도했으나『연말까지 총장선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모호한 결론만 내린 채 끝나 자칫하면 선장도 없이 WTO가 출범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은 실정이다.
아시아.유럽.미주(美洲)등 3개 세력권으로 갈라져 김철수(金喆壽.한국 상공자원부장관),레나토 루지에로(이탈리아 前무역장관),카를로스 살리나스(멕시코 대통령)등 3명의 후보를 각각 미는 형태로 막판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金장관이 열흘내에 사퇴하고 살리나스 후보를 지원할 거라는 근거없는 악성루머가 떠돌 정도로 경쟁이 치열함을 더해가고 있다.언론까지 가세,프랑스의 르 피가로紙는 9일 루지에로 후보가 이미 51%의 지지를 얻어 사실상 총장으로 굳어졌는데 도 아시아와 미주가「전원합의」라는 전제조건을 이용,발목을 잡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편파적인 보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줄곧 GATT 사무총장직을 독식해온 유럽은 유럽연합(EU)집행위원을 역임한 루지에로 후보를 강력히 밀면서 카리브와 태평양 연안의 일부 아시아국등 60여개국을 끌어들였다고 장담하고 있다.
급증하는 경제력을 배경으로 아시아는 金장관 선임을 국제기구 총재직에서 만년 소외돼온 설움을 갚을 수 있는 호기로 인식하고있다.특히 일본과 호주.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등이 밀고있어 金장관에게도 승산은 있지만 한국이 아직도 대외개방에 소극적인 나라라는 비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있는 살리나스후보는 올해말로 예정된 대통령직 퇴임을 앞두고 최근 이집트와 세네갈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제네바를 방문할 계획을 세우는등 마지막 득표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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