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문화硏 가족문화賞수상"당신이 그리워질때"작가 李錦林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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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폭넓은 시청자층에게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KBS-1TV 일일연속극 『당신이 그리워질때』의 작가 이금림(李錦林.46.사진)씨.그의 작품 『당신이…』가 가족문화연구회(회장 李東瑗)가 세계 가정의 해를 맞아 제정한 「가족문화상」수상작 으로 『전원일기』(MBC-TV)와 함께 뽑혔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 한국 중산층의 기혼 직장여성들이 일과 가정사이에서 어떻게 갈등하며 극복해 가는가를 20대에서 50대에이르는 4명의 여성을 등장시켜 다양하게 보여준다.특히 그들이 남편.시부모.육아문제로 겪는 갈등을 뛰어난 심리 묘사로 엮어내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이혼.고부갈등.남편의 외도등 겉으로는 잔잔한 물결같아 보이지만 내면에는 거센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현대가정의 문제를 진솔하고 진지하게 파헤쳐 가족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작가 15년만에 처음 받는 상을 이처럼 가족문화의 질을 높이려 노력하는 분들에게서 받게돼 무엇보다 영광입니다.또 드라마작가로서 가족문화향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고 생각하니보람있는 일로 여겨집니다.요즘들어 우리사회는 가 사노동 가치를인정하지 않는 이상한 풍조가 있습니다.따라서 전업주부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모든 여성이 밖으로 나가야 할 것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리지요.그러나 막상 여성들이 밖으로 나왔을때 생기는 육아문제는 책임질 사람이 없어요 .사회가 여성들의 노동력을필요로 하는만큼 육아문제도 더이상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라는 생각입니다.』여성들이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하려면 사회적배려와 함께 가족구성원의 지원이 더절실하다고 느껴져 그런 문제제기를 위해 신세대 여성상이랄수 있는 유신희(박지영扮)를 설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직장단위로 탁아방을 운영하는 직장탁아의 정착,또고등교육을 받은 중년 주부들이 모여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지말고무료로 아기 돌봐주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가족이란 이름으로만 묶여있을뿐 남편은 남편대로,아내는 아내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제각기 자기의 입장만을 내세우는가족 구성원간의 이기주의가 큰 문제입니다.과거에는 가족이 어른.아이를 하나로 연결짓는 고리의 역할을 했으나 점점 고리가 끊어져가고 있습니다.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가족을 추스리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의 한국 현대가족에 대한 비판은 신랄하다.당초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이 가정과 남편사이에서 겪어야하는방황과 갈등을 진솔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그는 또 겉으로는아무런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 같은 사람들이 50,60대에 들 어 이혼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이른바 「중년이혼」등의 문제를 이제는 드러내놓고 짚어봐야 할때라고 말한다.
그는 드라마에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얘기를 담고 싶어한다.
「드라마가 끝난 95년을 안식년으로 삼겠다」는 그는 전북 남원(南原)출신으로 전주여고.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교사생활을거쳐 79년 『소라나팔』로 방송작가로 데뷔한후 『빛과 그림자』『사랑을 위하여』『아직은 마흔아홉』등 20여편의 작품을 발표했다.남편인 김춘섭(金春燮)전남대교수와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李貞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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