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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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한국시간)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매끄럽게 얼음판을 활주하고 있다. 김연아는 안정된 연기로 이기술(스파이럴 시퀀스)에서 4.20점을 받았다. [토리노 AFP=연합뉴스]

'피겨 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는 지금 세계 여자피겨스케이트 정상을 놓고 1990년생 동갑내기인 아사다 마오(일본)와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싱글에서 총점 196.83점(쇼트프로그램 64.62점, 프리스케이팅 132.21점)을 얻어 아사다(191.59점)를 5.24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이다. 세계랭킹 1위는 아직 아사다가 지키고 있지만 김연아가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김연아는 정확한 기술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대부분 항목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감점을 당하더라도 고난도 기술을 시도하는 아사다를 넘어설 수 있는 이유다.

◆정확한 기술의 김연아

지난 3월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3위에 그친 김연아는 "왜 (점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고난도 기술을 시도하다 실수하는 것보다 지금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대답했다. 9개월 동안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았던 김연아는 16일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준 점수 9.50점짜리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공중 연속 3회전)'를 완벽하게 연기, 기준 점수 9.50점에 가산점 2.0을 받아 11.50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날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공중 3회전)'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유일하게 4점을 감점당했으나 그외 모든 기술에서 0.2~2.0의 가산점을 받았다.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여자싱글 최초로 총점 200점 돌파도 가능했다.

김연아의 이런 전략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최근 방침과도 맞아떨어진다. ISU는 올 시즌부터 규정과 다른 에지(스케이트날)로 뛰는 점프 등은 가차없이 감점하고 있다. 아사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 성적이 내리막인 반면, 김연아는 연거푸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유다. 국제심판 강습회 때 김연아의 연기장면을 '교본'으로 썼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김연아의 정확한 기술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고난도 기술의 아사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부터 오랫동안 고난도의 다양한 기술을 익혀 왔다. 고난도 기술은 기준 점수 자체가 많아 약간의 감점을 당하더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아사다가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6명 중 최하위(59.04점)였던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을 노리며 최고난도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구사했다. 기준 점수가 다른 트리플 점프보다 최고 3.5점이나 높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에서 0.8점을 감점당하는 등 세 가지 항목에서 0.6~1.0점을 깎였지만 김연아보다 높은 132.55점을 받아 2위로 뛰어올랐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판세는 누구에게 유리할까. 피겨 강국 러시아는 물론, 일본 전문가들조차 "고난도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아사다가 착실하게 점수를 쌓는 김연아를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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