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政局 寒波예보-WTO.정부조직개편에 民主반대 黨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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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일 국회본회의가 열렸다.여야가 나란히 참석한,한달만의 정상화다.그러나 민주당의 등원에도 불구하고 연말정국은 더 복잡해질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현안들은 산적해 있으나 여야절충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우선 국회의 양대 안건에 대한 양당의 입장차이가 확연하다.정부조직개편안과 세계무역기구(WTO)가입동의안에 대한 견해차이다. 민자당에 정부조직개편안의 법제화는 절대과제다.제2의 개혁조치로 국민의 지지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 국회통과에 실패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민자당은 통과시한을 15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반대당론을 확정해놓고 있다.졸속심의이고 밀실결정이니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조직개편은 여당의 연말정국 주도 카드라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흠집내기를 위해서도 그냥 넘기지는 않을 것 같다.
WTO가입동의안도 민자당은 세계조류에 맞춰 회기안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도 관련법안이 통과됐음을 민자당은 강조한다.WTO처리 역시 명분이 있다는게 여권의 생각이다. 민주당은 WTO가입안 처리에 앞서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특별법 제정등 농업보호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민주당은 WTO문제를 다룰 외무통일위에 농림수산위출신의원 2명을 배치했다.쌀개방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이미 통과된 법안등의「인정」여부도 논란거리다.민주당은 특히 추곡매입량.가격의 조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지자제선거에서의농민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다.지방자치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민주당은 단체장의 권한을 대폭 약화시켜 지자제 전면 실시의 의미를퇴색시켰다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이 또한 당면한 지자제선거에 바로 적용될 법이라 민주당은 완강하다.
이같은 재론요구에 민자당의 반응은 차갑다.재심의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민자당의 입장이다.그래서 민주당이 재심의 요구를 정부조직개편안.WTO처리와 연계시킬 경우 국회는 다시 경색과 대치국면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물론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국회가 또 공전될 경우가해질 여론의 비난은 여야 모두에 부담이다.하지만 여야간 타협이 이뤄지더라도 일단은 벼랑끝까지 갈 전망이다.
민주당의 12.12장외투쟁도 종료된 상태가 아니다.민주당은 10일 서울에서 재야와 집회를 갖는다.이같은 장외투쟁은 민자당을 자극하고 강경론으로 흐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
양 진영의 내부기류 역시 주화론(主和論)보다는 주전론(主戰論)득세 분위기다.당정개편을 앞둔 민자당은「앞으로 전진」의 기조다.대야(對野)유화책이 먹힐 여지가 매우 좁다.민주당은 당내분을 덮고 지도력 손상을 만회하기 위해 이미 대여강 경투쟁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이래 저래 연말 정국은 국회가 가동은 됐으나가팔라질 것만은 확실하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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