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KDD 국제통화료 바겐세일-최고 10.4%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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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제전화요금은 비행기 탑승요금만큼이나 복잡하고 또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민간항공사들이 요금할인을 미끼로 승객을 유혹하듯 美.유럽의 국제전화회사들도 저마다 자신들의 상품이 싸고 편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고객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89년 국제전화에 경쟁체제를 도입한 후 요금이 50%이상 내려간 일본에서도 최근 전화요금 바겐세일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전화를 담당하는 日전신전화(NTT)와 함께 일본내 전화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日국제전신전화(KDD)가 이 바겐세일의 주인공.KDD는 국제전화 요금을 다음달 1일부터 세계 2백80개지역을 대상으로 평균 4.1% 인하하며 특히 전 체 국제전화중4분의1을 차지,달러박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미국쪽 전화요금을 10.4%나 내린다고 발표했다.
엔고(円高)로 더욱 심해진 미.일간의 국제전화요금 격차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KDD로서는 큰 폭의 수입감소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美전신전화(AT&T)등 외국의 대형 전화회사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미리 키우자 는 것이 KDD의 생각이다.
경쟁의 천국 미국에서는 AT&T.MCI.스프린트등 3개 국제전화회사들 외에도 국제회선을 빌려 재판매영업을 하는 업체가 많아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특히 대기업과 같이 덩치가큰 고객은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정상요금을 내 고 국제전화를하는 사람은 바보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때문에 일본에서는 희한한 사업까지 등장하고 있다.전화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걸지만 전화요금은 미국에서 거는 것으로 계산하는「콜백 서비스」가 그 것.우리나라에서도「비아텔」이라는 회사가이 서비스로 영업을 하려다 체신부의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KDD도 뒤늦게 각종 할인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이번 요금인하로 KDD의 요금이 신규 국제전화회사인 ITJ.IDC 두 회사의 요금보다 더 싸게 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두 회사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전화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는 우리로서도 일본의 이 바겐세일을강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 있을 여유가 없다.국내 통신업체들의경쟁력확보를 위해 규제구조의 과감한 개혁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李炯 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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