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득표율 50% 넘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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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변에서 기름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마지막 1주일' 전략은 상황 관리에 집중돼 있다. 지금의 1위 상황을 유지하고, 변수를 없애며 사건.사고를 미리 막겠다는 예방 전략이다. 캠프 관계자들은 "대세를 바꿔 놓을 한 방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캠프의 목표는 12월 19일 이 후보의 유효득표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BBK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한 뒤 이 후보가 재산 사회 헌납을 발표한 것은 지지율을 더 올리고 지지층을 더 넓게 해 집권 뒤 통치 기반을 탄탄하게 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 때까진 현재 국회 의석수가 유지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과반 의석인 만큼 한나라당이 집권해 여당이 되더라도 국회 장악력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반 득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이명박 후보 측은 계산하고 있다. 1987년 대선 직선제 이후 과반수 득표율을 기록한 당선자는 아무도 없다. 2002년 대선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얻은 48.9%가 최고 기록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 올리기 수단 가운데 중요한 건 TV 광고와 신문 광고다. 남은 9일 동안엔 TV 광고 14차례와 신문 광고 45차례를 집중적으로 쏟아 부을 계획이다.

TV 광고로는 '4200번의 만남' '개봉 박두' 등이 예정돼 있다. '4200번의 만남'은 청계천 상인들을 집요하게 설득했던 이 후보의 업무 추진력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개봉 박두'는 이 후보가 집권하면 달라질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이 후보 진영은 "경제 꼭 살려놔라"를 외친 '욕쟁이 할매' CF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정병국 홍보전략기획본부장은 "이제 그 여세를 몰아 이 후보의 능력과 비전을 보여 주겠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물량 공세'와 함께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공략을 위해 각종 정책 발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 후보는 9일 농업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주 중 서민경제 살리기 정책공약도 발표한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와 다른 후보들의 가장 큰 차이는 정책 분야에서의 치밀한 준비"라며 "남은 기간 동안 실천성 있는 정책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가 보이지 않게 신경 쓰는 부분은 이 후보의 예기치 않은 실수 막기다. 방송토론 준비팀은 이 후보에게 "11일 TV 토론에서는 다른 후보의 질문에 일일이 응대할 생각 말고 하고자 하는 말을 반복해 강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주고받기를 하다가 흥분하는 것을 사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다운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도 주요 주문사항이다.

이 후보는 6일 첫 TV 대선 후보 토론에서 한때 정동영 신당 후보의 공격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다른 후보가 발언할 때 약간 삐딱한 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남궁욱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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