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7일 배포되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 일선교사들이 입시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주요 참담한 재해 현장 10개대 입학처장이 제시한 입시전략
중앙SUNDAY는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10개 주요 대학 입학처장에게 수능 등급 발표 후 지원전략을 물었다.
입학처장들은 대부분 “수능 평균등급에 연연하지 말고 수능 영역별 가중치 등을 따져야 하며, 동점자에게는 논술이 당락을 결정하는 만큼 기출문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논술 실질반영률은 서강대가 2.18%, 고려대 2.99%로 낮은 편이고, 경희대 4.8%, 이화여대가 5%로 높은 축에 든다.
서울대는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지원자를 입학정원의 2~3배수로 뽑아 논술로 가리기 때문에 어느 학교보다 논술이 중요할 것이라고 입시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2단계 학생들에게 논술 실질반영률은 3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서울대 김영정 처장은 논술 난이도와 관련, “지난 2월 우리 학교 모의평가 때 나온 예시문 등을 참고하라”며 “교과서의 심화문제들을 열심히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서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입학정원은 1419명이다. 올해 수능 전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사람은 644명에 불과하다.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을 받지 않아도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처장은 “그래도 수능이 최소 2등급 안에는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수능 과목 중 인문ㆍ자연계 모두 수리영역의 비중이 크고, 수리영역에선 등급 간 점수차(5점)가 높은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려대 박유성 처장은 “아무래도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신과 논술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박 처장은 “논술 난이도는 모의고사와 비슷할 것”이라며 “논술학원에 가지 말고 9일까지 계속되는 우리 학교의 논술 특강을 듣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ㆍ서강대ㆍ이화여대 입학처장들도 고려대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연세대 이재용 처장은 8일 입학설명회에서 “최상위권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수능 우선 선발제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이 처장은 “경영학과는 적어도 4개 영역 중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아야 우선 선발이 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대신 3개 영역이 1등급이라 하더라도 ‘수리 가’형에서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최상위권 학과에 합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연세대 측은 전망했다.
서강대 김영수 처장은 “논술로 수능 등급차를 뒤집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다만 동점일 경우 논술을 잘 보면 탐구영역 1개 정도의 등급 점수차(1~2점)를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도 “수능에서 벌어진 점수차를 논술로 만회할 정도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희대 정완용 처장은 “수능 평균 2등급 지원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며, 2등급을 받은 학생이 많은 만큼 논술이 중요한 동점자 처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술은 교과서 심화문제를 많이 참고하고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대 장훈 처장은 “우리 대학은 일반계열의 경우 수능이 중요하지만 의학부와 약학부는 다른 계열보다 논술 반영비율이 높다”면서 “기출문제를 잘 살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성균관대 성제호 처장은 “논술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게 아니라 예시문을 잘 이해한 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며 “신문 사설과 기획기사를 읽고 근거를 추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숙명여대 박천일 처장은 “우리도 2등급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신문 사설과 칼럼을 보면서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학교별 세부 정보를 정확히 따지는 게 중요하다. 서강대 김영수 처장은 “평균 등급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학교마다 모집단위나 계열 별로 수능 영역 간 점수차와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따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양대 차경준 처장도 “평균은 낮더라도 특정 영역의 등급이 높으면 합격할 수 있는 데가 있다. 포기하지 말고 세부 전형정보를 잘 따져야 한다”고 했다.
논술 중요성이 높아지고 올해 통합논술이 도입되면서 논술 특강을 하는 대학들이 많다. 서울대는 13~16일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주최하는 공동 입시설명회에서 논술 준비 방법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한양대는 17~19일 특강할 때 모범답안과 감점답안을 제시한다. 서강대 15일 특강에서 모집단위별 커트라인을, 이화여대는 18일 특강에서 모든 학과의 등급 커트라인을 공개한다. 이 두 학교는 논술 출제위원이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