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불신무엇이문제인가>4.본고장 미국의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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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심판은「선망직종」으로 꼽힌다.선수.코치와 함께 농구발전을 이끈다는 심판들의 공동체의식과 자부심은 엄청나다.
미국농구의 얼굴인 NBA에서는 한경기 3명의 심판을 투입한다.경기배정은 운영위원회에서 담당하고 특정팀 경기에 한 심판이 중복기용되는 일은 없다.특정팀 경기에서 물의를 빚은 심판은 같은팀 경기에 배정하지 않는다.혹시 있을지 모를 심 판매수에 대비,경찰국의 내사반과 유사한 조직을 갖춘 NBA산하 보안경비부가 승부를 둘러싼 선수들의 도박.심판의 금품수수 등을 철저히 추적,감시한다.
심판들도 권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끊임없는 평가를 받는다. 심판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평가제도외에 NBA운영부는 각팀 코치.감독들로부터 매경기 심판평점을 매기게 한다.코치들의평가에서 계속 꼴찌를 달리는 심판은 최악의 경우 파면된다.
그러나 심판의 권위를 보호하기 위해 선수.코치.팀관계자들이 심판을 공개적으로 공박하면 가차없이 징계를 내린다.지난 12일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후 시카고 불스 필 잭슨감독은 휴 홀린스 심판을『불스를 싫어하는 심판』이라고 비난했다 가 NBA로부터 1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NBA심판은 모두 54명.나이는 30~60대까지 다양하고 평균연령은 40대 초반이다.
NBA운영부는 심판선발.관리 등 모든 것을 책임지며 선발된 심판에게는 최고의 대우가 주어진다.
심판에게는 최저임금으로 연봉 6만달러가 보장된다.20년정도 근속할 경우 심판연봉은 15만달러가 넘는다.이 액수는 출장경비를 제외한 것이고 플레이오프 경기에 대한 수당은 따로 책정된다.완벽한 연금과 보험제도도 마련돼 있다.
심판들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트레이닝 캠프부터 NBA결승전까지 근무한 후 시즌이 끝나면 기나긴 유급휴가를 즐긴다.심판들의훈련은 선수들의 트레이닝 캠프가 설치되는 시기와 같다.
심판들에게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뛸 체력이 강조되고 새로 개정된 룰에 대한 재교육과 시험이 쉴새없이 계속된다.가혹한 재교육.관리 시스템을 견디지 못하고 낙오하는 심판도 없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미국농구의 구단경영자.코치.선수와 마찬가지로 심판 역시 자신의 분야에 엄청난 자부심을 지녔고 매수 따위의 부정은 스스로 용서치 않는 자존심과 양심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끝〉 [LA支社=許鐘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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