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캠페인-대학생 칼럼] 유권자의 자리는 어디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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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불과 20일도 안 남았다. 최근에 들어서야 비로소 구색을 갖추고 후보들이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대선까지 1년이나 남은 상황인데 벌써부터 후보들이 대선대열을 갖추고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빠른 건지 우리나라가 심하게 느린 건지 모르겠다.

그나마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다행일 따름이다. 하지만 정작 후보들의 활동에서 유권자의 자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등쌀에 밀려 밖에 나설 엄두를 감히 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를 어떠한 존재로 생각하는가? 자기보다 못한 어리석은 대중들, 포장된 이미지에 열광하고 존경을 표하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자기 맘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유권자들을 하찮은 존재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알고 있는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유권자의 권리에 대해 무신경하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어떻게 대하든 상관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의 권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선거권을 유럽이나 미국처럼 투쟁해서 얻은 것이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이 유권자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자의로 얻었던 타의로 얻었던 유권자의 권리는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그 사실을 유권자 스스로 인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의 자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유권자의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후보들의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검증해보고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심사숙고 하는 것이 유권자의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첫걸음이다.

각 후보진영에서는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의 정책수립을 위한 팀을 꾸리고 있다.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유권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그들이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표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선이 20일 남은 지금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유권자의 의사를 표출하기엔 늦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그들의 주장을 여과해서 우리나라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결정하는 것이 늦었지만 유권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위키 캠페인단_임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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