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의 집’ 분양가도 ‘두둥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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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아파트(3.3㎡당 기준·3972만원)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리슈빌파크(33가구). 지난달 초 계약 접수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계약률은 30%대에 머물고 있지만 분양가가 34억원인 287㎡형(86평형) 펜트하우스 한 가구는 계약 첫날 팔렸다. 최근 분양된 서울 서초구 방배동 금호리첸시아(총 79가구 중 펜트하우스 4가구·최고 분양가 312㎡형 26억원),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오스타파라곤(총 1636가구 중 펜트하우스 39가구·최고 분양가 248㎡형 11억원)도 일반 아파트는 절반가량 미분양됐지만 펜트하우스는 순식간에 다 팔렸다.

요즘 지역을 불문하고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지만 펜트하우스는 무풍지대다.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비싼데도 펜트하우스를 찾는 수요자들은 가격에 개의치 않는다. 도곡동 리슈빌파크 분양업체인 대림동우개발 김서환 상무는 “특별히 펜트하우스에 관심을 보인 수요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뭔가 다른 게 있나=펜트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은 꼭대기층에서 조망권을 한껏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단지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집이라는 상징성과 희소성도 펜트하우스의 몸값을 올린다. 분당신도시 한 주상복합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사는 김모(48)씨는 “66㎡가량의 개인 정원에서 분당 중앙공원을 내려다보며 차 한 잔 마시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미래가치 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판단도 펜트하우스가 수요자를 부르는 요인이다. 실제 이미 입주한 아파트에서 펜트하우스 집값 상승률은 다른 층보다 높다. 지난 8월 입주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 시티파크 일반형인 287㎡형(87평형·분양가 18억6100만원) 호가는 35억500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90% 오른 반면 23억300만원에 분양됐던 펜트하우스(93평형·2가구)는 52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410㎡형·8가구) 시세는 70억원대로 3.3㎡(1평)당 5600만원꼴이다. 다른 층 시세(3.3㎡당 4000만원 전후)보다 40%나 높다. 도곡동 수지정부동산 정수지 사장은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게 실제 매매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미분양 무풍지대 펜트하우스 #매물 귀해 부르는 게 값 #3.3㎡당 4990만원에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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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타고 고분양가 행진=㈜인피니테크는 최근 서울 성동구 뚝섬 1구역 주상복합(230가구) 내 펜트하우스(377㎡형 4가구) 분양가를 3.3㎡당 4990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이 가격대로 분양승인이 나면 3.3㎡당 기준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가 된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은 부산 해운대에서 내놓을 주상복합아파트 내 펜트하우스 분양가를 3.3㎡당 최고 4500만원에 책정했다. 펜트하우스 최고 분양가는 두 사업지 전체 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1720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분양신청한 대로 승인이 나면 현대산업개발의 423㎡형 펜트하우스(분양가 57억6000만원)는 총분양가 기준으로 국내 최고가 아파트에 오르게 된다.

대구시 범어동 두산위브 주상복합 펜트하우스 13가구는 3.3㎡당 대구지역 최고가인 2980만원에 분양승인이 신청됐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업체들이 고급 마감재 등을 내세워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워낙 고가인 만큼 나중에 되팔 때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펜트하우스(Penthouse)=‘건물 꼭대기의 고급주택’ 을 말한다. 뛰어난 조망과 최고급 인테리어로 부를 상징하는 주택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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