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이대호 컨디션 좋다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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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의욕이 너무 앞서 오버페이스 한 것 같다.”

 “결국 실력차다.”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의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김동주(두산)와 이대호(롯데)가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침묵했다.

 대만·일본과의 두 경기에서 김동주는 6타수 1안타, 이대호는 6타수 무안타였다. 타점은 하나도 없고, 김동주의 1득점이 전부였다. 더구나 앞 타자들이 출루해 만든 찬스를 이들은 전혀 받아먹지 못했다. 대만전 4회 2사 1, 3루에서 이대호가 유격수 땅볼로 첫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고, 일본전 1회 1사 1루에선 김동주가 병살타로 추가 득점 찬스를 끊었다. 4회 무사 2루에선 김동주와 이대호가 일본 좌완 나루세 요시히사(지바 롯데)에게 연속 삼진 당해 찬물을 끼얹었다.

 대회 직전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10차례 연습경기에서 김동주는 타율 0.542에 홈런을 4개나 쳤고 이대호도 0.455, 1홈런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일본과 대만에서는 모두 이들을 경계대상 1호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막상 중요한 대회에서 이들은 풀스윙으로 일관하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에 대해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대회 시점에서 컨디션이 정점이어야 하는데 초반부터 의욕이 앞서 오버페이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은 실력차라는 지적도 있다. 제 컨디션이 아닌 한국 투수들을 상대로 한 연습경기와 일본·대만 최고투수들과의 승부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대만·일본 투수들은 이들을 상대할 때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했고, 큰 것 한 방을 노린 김동주와 이대호는 번번이 유인구에 당했다.

타이중=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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