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해외파! 안정환 2·설기현 1골…오만에 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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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1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오만과의 친선평가전에서 5-0으로 대승, 지난해 10월 오만에서의 1-3 패배를 멋지게 설욕했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오만전은 ▶해외파 컨디션▶세대교체 가능성▶새로운 전술 등을 점검하는 기회였다. 역시 해외파들의 실력은 국내파보다 한 수 위였다.

◇해외파 컨디션

공격에 안정환(요코하마).설기현(안더레흐트).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포진했다. 안정환(2골).설기현(1골.1어시스트)은 2개의 오만 자책골을 제외한 세골을 합작했다. 무릎 부상으로 8개월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설기현은 소속팀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넣은 골 감각과 돌파력을 자랑했다. 차두리도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듯 크로스의 정확성과 재치있는 패스가 돋보였다. 안정환도 후반 16분 설기현의 측면돌파에 이어진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 대표팀의 확실한 해결사임을 보여줬다. 박지성(아인트호벤)은 코엘류 감독으로부터 압박과 공간활용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평소보다 다소 부진,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세대교체 가능성

코엘류 감독은 전반 김동진.최원권(이상 안양).조병국(수원)을 선발로 내보냈고, 후반 김영광(전남).최성국(울산).김두현(수원).박요셉(안양)을 교체투입했다. 해외파가 빠질 경우와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염두에 둔 세대교체의 시동인 셈. 이영표(아인트호벤).송종국(페예노르트)을 대신한 김동진.최원권은 올림픽팀 때보다 위축된 모습이었다. 해외파가 빠질 경우 아직은 전력 차가 많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앙수비수로 나온 조병국은 '젊은피' 중 가장 눈에 띄었다. 탁월한 헤딩력을 내세워 공격에 가담했다가 빠르게 수비로 돌아오는 모습이 돋보였다. 전반 25분 설기현의 득점도 크로스바를 맞힌 조병국의 헤딩이 절반은 만든 셈이다.

◇새로운 전술

대표팀이 가장 집중했던 훈련이 코너킥.프리킥 등 세트플레이였다. 다섯 골 가운데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들어간 것은 1골 정도. 골 성공률은 높지 않았지만 여러 차례 위력있는 플레이로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박지성의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가는 코너킥은 조병국의 헤딩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보였다. 또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박지성-김남일로 이어진 중거리슛은 크로스바에 맞아 아쉬웠지만 골과 다름없었다. 경기 운영과 관련해 코엘류 감독은 "공을 잡았을 때는 한두번 터치한 뒤 패스하고, 공을 잡지 않았을 때도 계속 움직이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코엘류 감독은 경기 직후 "여전히 공을 끄는 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표팀은 17일까지 울산에서 훈련하다 1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울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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