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한국인의 불친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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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영국에 유학중인 어떤 한국인이 자동차 면허시험을 보는데 학과나 주행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자신이 매번 불합격당하자 시험관에게 항의했다.시험관은 웃으면서 『당신은 신호대기때 횡단보도를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떨어졌다』고말했다. 운전자에게 기술 이상으로 매너를 강조하는 일화로 선진국에서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을 중시하는 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설문조사에서 외국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택시잡기가 힘들고 택시 기사들이 불친절하며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응답해 한국 방문의 해를 무색케 했다.
최근 홍콩에서 발간된 한 여행전문잡지 기사에는 서울이 세계 42개 도시중 모스크바.파리.중국의 광저우에 이어 네번째 불친절한 도시로 지적돼 충격을 주었다.조사대상에는 택시기사나 호텔.백화점.음식점 종업원뿐만 아니라 입출국 절차.언 어 소통.안내 표시 등 전반적인 사항이 포함돼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거의 선진국에 달했으나 기업.관청 등 사회 각 부문에 관료적인 행태가 너무 많다.호텔이나 백화점 등 접객업소 종업원들의 불친절도 여전하다.외국인들이 거리에 설치돼있는 안내간판을 보고 목적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일본을 가본 사람들은 호텔이나 백화점.지하철역.파출소.음식점어느 곳을 가도 종사자들의 적극적인 친절에 만족하게 된다.겸손한 행동.상냥한 언어.적극적인 접객 태도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이 없다.
일본은 친절을 파는 나라인 것 이다.
진정한 한국방문의 해는 친절이 넘치는 서울을 만들 때 가능해진다.친절교육은 가정.학교.직장 등 사회 모든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실시돼야 한다.친절은 마음의 문을 여는 행동이며 인격의 표시다. 친절은 투자 없이 형성이 가능한 무형의 국가 자산이다. 개방화.국제화 시대에 살아야 할 21세기형 우리 국민의 행동문화는「친절」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양유통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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