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식 사회주의 지속-노동신문에 통치철학논문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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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정일(金正日)이 지난 1일 노동신문에 발표한「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논문은 김정일시대의 통치철학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있다. 이런 철학적 고찰을 담은 김정일의 논문이 발표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김정일은 74년4월「주체철학의 이해에서 제기되는 몇가지 문제에 대하여」란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사실상 주체사상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논문은 91년5월의「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필승불패이다」와 92년1월의「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적 교훈과 우리당의 총노선」,93년3월의「사회주의에 대한 훼방은 허용될 수 없다」등 3가지 논문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
모두 사회주의권의 붕괴이후 사회주의 위기에 대한 북한식 인식과 처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이 죽은 뒤 처음 내놓은 이 논문은 김정일시대의통치철학으로 완전히 재정립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논문은 3개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장에서 인간의 자주성을보장하는 것은 사회주의이며 물질적 요새보다 사상적 요새 점령을앞세울 때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혁명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정세인식을 담고 있고,2장에서는 인간중심주의라는 주체사상적 인식론을 강조하고 있다.
3장에서는 이에 대한 처방으로 사회계급적 처지보다 사상적 활동에 기초한 사랑과 믿음을 강조한 인덕정치및 이를 방해하는 당간부들의 세도와 관료주의.부정부패를 뿌리뽑는 사상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이 논문은 구체적인 정책은 밝히지 않고 철학적 기초만 천명하고 있다.김정일이 앞으로 당총비서로 취임할때 당대회를 열게되면「사업총화보고」에서,당대회를 열지 않으면 최고인민회의에서「시정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노선을 밝힐 것으로 보 인다.
그러나 이 논문은 김일성의「인덕정치」「광폭정치」를 계승할 것을 강조하고 있어 기본 정책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인덕정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로 당간부의 관료주의.부정부패를 지적하고 나섬으로써 대대적인 검열사업이 있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우리의 사정(司正)활동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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