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를 찾아주세요' 백혈병 투병 혼혈 한인여성 '애타는 사모곡'

중앙일보

입력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입양아 출신의 한-흑 혼혈 여성이 생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자신을 1955년생으로 기억하는 소치시 래킨스(Sauchsee Larkins)씨는 6살이던 1961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군인이던 양부를 따라 켄터키 아이오와 등지에서 살던 그는 지난 71년 LA인근에 정착했다.

새로운 가족들과 행복한 삶을 살던 그는 얼마전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자신이 바로 백혈병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했던 그는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해 왔던 터라 더욱 더 그 소식을 믿기 어려웠다.

▶27일 LA카운티-USC 메디칼 센터 병실에서 생모를 애타게 찾고있는 소치시 래킨스(오른쪽)씨와 지인 유모니카씨가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급속도로 몸상태가 악화돼 결국 지난 7일 USC 메디컬 센터에 입원했다.

곧 방사선 치료에 들어가기 때문에 골수이식을 해야 하지만 미국에는 피를 나눈 가족이 없어 그에게 맞는 기증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한국에 있는 생모를 찾는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부모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한다. 더구나 입양을 도와줬던 기관에 대한 정보조차 갖고 있지 않은데다 당시 들고왔던 서류도 47년이라는 세월 가운데 분실해 버렸다.

오직 그가 아는 것은 생모의 성이 '박'씨라는 것과 고향이 동두천이라는 것.

"어머니를 찾고 싶어요. 백혈병에 걸려 얼마를 더 살게 될지는 모르지만 생전에 저를 낳아준 어머니를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래킨스씨는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를 어머니를 그리며 하루하루 힘겨운 병마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신승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