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BBK 거짓말 파도타기" 한나라 "한 방의 추억을 버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대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의 공방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신기남 등 7명의 의원은 26일 대검을 찾아 BBK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즉각 발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BBK 사건 종결을 선언한 한나라당은 "남을 흠집만 내는 '한 방의 추억'을 버리라"고 신당 측을 비난했다.

신당 측은 이날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이 '거짓말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 최재천 대변인은 "이 후보가 2000년 초 김경준씨를 만났다고 했지만 에리카 김이 1999년에 만났다고 하자 한나라당은 (이 후보가) 99년 한국에 체류한 것은 맞다고 했다. 또 본 적도 없다던 명함을 이장춘 전 대사가 이 후보로부터 받았다고 하자, 한나라당은 이 전 대사가 이 후보는 쓰지도 않던 명함을 사무실에서 가져갔다고 변명했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한글계약서에 찍힌 도장이 막도장이니 위조니 했지만 네티즌들에 의해 '사용 인감'으로 밝혀졌다"며 "누구 말이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단계이므로 검찰은 즉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가 7월 한나라당 경선 울산 합동연설회에서 차고 있던 시계의 사진을 보고 조사했더니 상표는 '프랭크 뮬러'이고 가격은 1500만원이라고 한다"며 "국내에선 이 시계를 팔지 않는다는데 밀수와 관련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윤옥씨의 에르메스 핸드백 가격도 가죽의 질과 보석 부착 여부에 따라 5000만~2억3000만원이라는 답변이 왔는데, 이런 분이 내는 의료보험료는 월 1만3000원"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허위 공세에 대해선 철저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허위 폭로에 대해 2002년 설훈 전 의원에게 책임을 물었듯 선거가 끝난 뒤 총선 전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만큼 면책특권도 없으므로 24시간 내내 허위 폭로를 찾아내 즉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첫 케이스로 김윤옥씨의 시계 문제를 주장한 김현미 대변인을 허위 사실 유포로 고발키로 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김 의원이 1500만원짜리로 둔갑시킨 시계는 국산 로만손 시계"라며 "사실관계를 전혀 확인도 하지 않고 허위 사실을 마구잡이로 유포한 김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지 않았으면 밀수라는 둥 제멋대로 각본 쓰고, 영화 찍고, 상영까지 했다"며 "'감독 정동영, 주연 김현미'의 이런 거짓말 영화에 대해 관객이 응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자신의 상품은 홍보하지 못하고 남의 상품 흠집만 내려 하니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뜨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한 방의 추억'을 버리고, 비전과 노선으로 승부하라"고 쏘아붙였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