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팀스피리트훈련 사실상 폐지 배경.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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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6년이래 개최되어 온 최대의 韓美연합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훈련이 北-美제네바회담의 극적인 합의에 따라 올해는 물론 내년이후에도 사실상 폐지케 됐다.
韓美는 21일 올해「팀」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그후의「팀」훈련도 사실상 폐지,이를 훈련별로 세분해 을지포커스렌즈.독수리훈련.해상훈련등에 분산 배정해 실시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스피리트훈련은 그동안 북한의 대남(對南)혹은 대미(對美)태도나 대화자세에 따라 그 존폐가 검토되어 오다 윌리엄 페리 美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韓美국방장관 회담과 페리장관의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예방등에서 폐지쪽으로 합의한 것 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은 지난 6,7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국방장관간에 깊이 검토되었다.
韓美는 北-美회담이 타결되고 곧 남북대화재개가 확실시되는 마당에 북한이 가장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 훈련을 계속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韓美는 北-美회담이 난항을 겪을 때만 해도「팀」훈련을 對북한압력카드로 활용해 왔었다.
그러나「팀」훈련은 北-美회담 타결로 더이상 카드로서의 의미를잃었고 이제 북한과의 대화로 한반도의 긴장해소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게 된 것이다.
특히 한국은 北-美합의후 남북대화를 위해 이 훈련의 중단의사를 미국에 타진했고 北-美회담 타결의 당사자인 미국도 이 훈련의 계속이 北-美합의사항의 이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훈련을 한번 실시하는데는 3백억~4백억원이 들어가며 한국이 30%를 부담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 훈련의 폐지가 韓美방위체제에 구멍이 뚫리는 악효과를 가져온다며 적극 반대해 왔다.
국방부는 이 훈련를 축소해서라도 유지하기를 바랐으나 韓美간의정치적 결정으로 이 훈련을 분야별로 나누어 다른 韓美합동훈련에분산해 실시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팀스피리트훈련의 영구폐지방침을 내부적으로 결정하면서「팀훈련 폐지→훈련별 세분화→기존 연합훈련에 배정」이라는 수순을밟아 韓美연합방위 공조체제가 자칫 약화될 우려를 사전에 예방하기로한 것이다.
이는 남북대화 분위기도 해치지않고 韓美공조도 유지하는 절충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팀훈련은 폐지되지만 韓美연합방위능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방침에도 북한측이 꼬투리를 잡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같은 韓美의 결정이『사실상「팀」훈련의 폐지이나북한측은 팀훈련을 3~4개로 나눠 기존 훈련에 포함시키는데 항의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아무튼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팀스피리트훈련은 폐지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 확실시돼 한미안보공조체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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