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지지 않는 해’ 조치훈 기성전 도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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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투혼의 승부사’ 조치훈(사진) 9단이 만 51세의 나이에 일본 랭킹 1위 기전인 기성전 도전권을 획득했다.

19일 도쿄에서 열린 도전자결정전에서 현역 최강자로 꼽히는 장쉬 9단을 격파함으로써(백 4집반 승) 다시 한번 정상 도전에 나선 것.

조 9단은 27년 전인 1980년 일본의 ‘명인’ 타이틀을 따내며 당시 세계를 휘어잡았던 일본 바둑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본인방 10연패의 대기록을 세웠고, 기성·명인·본인방 등 3대 기전을 모조리 차지하는 ‘대삼관’에 오르는 등 일본 바둑의 최강자로 군림했으나 2000년 이후엔 더 이상 3대 기전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하지만 조치훈도 끝났다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이번에 본인의 장기인 이틀걸이 바둑에서 다시 한번 명승부를 펼치게 됐다. 요미우리신문사가 주최하는 기성전은 일본 최대 기전으로 이 대회 우승자는 자동적으로 일본 바둑 서열 1위에 오르게 된다. 제한시간이 각 8시간으로 한판을 이틀에 걸쳐 두며 7번기로 승부를 가린다. 우승 상금은 4200만 엔(약 4억원).

 현 기성은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인데 이틀걸이 바둑에 누구보다 강했던 조 9단이 예전의 솜씨를 보여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도전기 첫판은 내년 1월 12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작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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