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Cafe] 우린 한 판 붙으러 카페에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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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를 비롯해
젊은이가 몰려드는 거리를 나가 보면
유난히 눈에 잘 띄는 게 있다.
술집이나 노래방.PC방으로 가득 차 있던 이곳에
어느새인가 '보드 게임 카페'라는 간판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뭘 하는 곳인고?' 물으신다면 답은 쉽다.
보드 게임을 즐기는 곳이다.
그럼 '보드 게임이란 또 무언고 ?'
궁금하시다면 week&을 꼼곰히 읽으시길.
레저 전문 주간지 'FRIDAY'가 소개하는
보드 게임의 매력과 추천 게임을 싣는다.

◆ 보드 게임, 그 매력

보드 게임은 말 그대로 테이블 위에 펼쳐 놓고 즐기는 게임이다. 어린 시절 즐겨하던 '부루마불'이나 '체스'를 생각하면 쉽다. 언제부터인가 고스톱.온라인 게임이 주름잡았던 우리의 게임 문화에 보드 게임이 새롭게 정착했다.

현재 출시된 게임 종류는 세계적으로 5만여종, 국내에는 2백종이 넘는다. 그만큼 종류나 난이도가 다양하다. 어린 아이부터 프로 게이머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고, 그래서 쉬 싫증나지 않는다. 보드 게임의 첫째 매력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절대로 혼자선 할 수 없다는 것. 보드 게임은 최소한 두명, 많게는 예닐곱명까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앉아야 한다. 따라서 서로 웃고 떠드는 사이 자연스레 친목이 형성된다. 요즘 보드 게임방이 젊은이의 미팅 장소로 각광받는 이유다. 서먹서먹한 사이라도 한두판 게임이 돌다 보면 어느새 친구처럼 가까워진다. 게임에 따라 참여 숫자가 2~6명까지 유동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게임은 카드나 주사위 등을 주로 이용한다. 따라서 운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략적인 사고나 계산 능력이 필요하다. 순발력도 필수조건이다. 여럿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합종연횡(合縱連衡)이 가능한 것도 많다.

누구와 한편을 짜고 누구를 공격해야 하는지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그래서 할수록 재미나다. 적당한 머리 싸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벌칙을 미리 정해 놓으면 더 재미나다. 게임에서 지면 '옆 테이블에 가서 인사하고 돌아오기'나 '일어서서 노래부르기' 등 벌칙을 정해 놓는 것이다. 보드 게임 카페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독특한 구경거리다.

집에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아래 표). 하지만 한글판 설명이 있는 게임이 거의 없어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게임일 경우 헤맬 수 있다. 무엇보다 아무리 자세한 설명서도 이해가 쉽지 않다. 이럴 경우 보드 게임 카페를 이용하자. 카페마다 친절하고 상냥한 게임 도우미가 있다. 요금은 보통 게임비 1인 1시간에 2천원. 음료수 요금(2천~5천원)은 별도다.

◆ 초보자도 즐길 수 있다

보드 게임을 한번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인기 게임이 있다. 어린 시절 해봤던 추억의 게임부터 시종일관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까지 종류도 가지각색. 인기 보드 게임 세 가지를 소개한다.

▶할리 갈리(Halli Galli) : 2~6인용

보드 게임 입문자에게 적합한 게임이다. 다양한 과일이 그려진 카드를 게임에 참여한 인원수에 맞게 똑같이 분배한다. 오른손으로는 자신의 오른쪽 귀를 잡고, 왼손으로 자신의 카드를 돌아가면서 한 장씩 뒤집어 내려놓는다.

단 이때 카드는 상대방이 먼저 볼 수 있도록 뒤집는다. 몇차례 순서가 돌아가면 테이블에 펼쳐놓은 카드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 카드 중에서 같은 과일 그림의 카드가 모두 다섯장이 된 걸 먼저 확인한 사람이 테이블 가운데 놓인 종을 친다. 종을 친 사람이 그 카드 다섯장을 모두 가져간다.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계속해 카드가 모두 떨어진 사람이 지게 된다. 눈썰미와 순발력이 요구된다. 15분 정도 걸린다.

▶부루마불 (Blue Marble): 2~6인용

누구나 한번쯤 즐겨봤을 추억의 게임. 두 개의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만큼 자신의 말을 움직여 해당 금액을 지불해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짓는다. 다음 차례에 상대방이 산 땅에 말이 걸리게 되면 일정 금액의 벌금을 내야 한다. 가지고 있던 돈을 다 쓰면 은행에 자신이 소유한 건물이나 땅을 팔면 된다. 보너스 카드에 걸리면 카드에 쓰인 지령대로 행하면 된다. 운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만 전략적인 사고 방식이 요구된다.

▶클루(Clue) : 3 ~ 6인용

50년 가까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카드 게임. 살인자를 추적하는 일종의 추리 게임이다. 사람.도구.장소가 적힌 세 종류의 카드가 종류마다 여러장 있다. '도구'에 관한 카드라면 칼.총.망치.도끼 카드가 있는 식이다. 참가자마다 한명씩 각기 다른 종류의 카드를 뽑아 숨기면서 게임을 시작한다. 가령 세명이 게임을 해 각자 '홍길동' '칼' '부엌'을 숨겼다고 하자. 나머지 카드는 종류와 상관없이 마구 섞은 뒤 나눠갖는다. 그리고 주사위를 굴린다. 그러면 상대방의 카드 한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 다음 미리 숨긴 카드가 무엇인지 '찍는다'. 카드 석장을 한꺼번에 맞혀야 한다. 못 맞히면 다음 사람이 주사위를 굴린다. 남의 카드를 볼수록 숨긴 카드의 경우의 수는 줄어든다.

김정아 프라이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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