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신의나의골프>9.프로는 기술로 샷 LPGA 몸소깨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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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샌디에이고 이나모리 LPGA의 경험으로 나의 골프는 큰 변화를 갖는다.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골프기술은 이곳 주니어 골프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매경기마다 남보다 신중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외엔 큰 특징이 없었다.
덕분에 큰 실수는 없었지만 경기속도가 늦어 경고도 받았고 경기가 끝나면 정신적으로 아주 피곤함을 느꼈다.
그러나 프로들은 달랐다.나는 그들의 골프는 경험에 의한 것이아니라 기술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거리가 먼 샷은 먼대로 가까운 샷은 가까운대로 필요한 만큼 정확하게 처리했다.어려운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처리하는 능숙함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감탄해마지 않았다.
이런 샷은「경험」으로만은 불가능하다.경험은 기술을 연마하고 축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데는 경험이외의 또다른 것이 필요하다.
당시에 이런 생각이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그저 멀리 똑바로 치는 것만을 중요시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 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의 골프가「경험골프」에서「기술골프」로 바뀌게 되는 전환점인것이다.그때부터 연습장에서 볼을 칠 때마다 실제 상황을 머리에그리면서 어려운 상황을 찾아다니며 연습하곤 했다.물론 정상적인상황이 아닌 곳에서 실수를 연발,짜증도 나고 어려웠지만 다양한기술연마로 기량은 빨리 늘었다.83년 여름 연습의 변화는 당장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나는 주로 전국규모의 대회에만 출전했는데 그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고 스코어도 크게 달라져 각 대학의 코치들로부터 주목을 받 게됐다.
또 나의 활약이 현지 교포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되면서 캘리포니아 주니어골프대회에는 한국 교포선수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이 해에는 동생인 페티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는데 내가 첫 출전했던 주니어 월드에서 우승,우 리 자매는 또다시 화제가 됐다.
페티가 골프를 시작하게 되자 우리는 연습도 여행도 함께하는 좋은 동반자가 됐고 우리가족은 어느덧 식구 모두가 골프를 이해하고 같이 노력하는 골프가족이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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