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것이 좋다 전자제품 포켓용 시대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작은 것이 좋다-.
전자제품의 소형화를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전자업계에서는 소형화 능력을 곧 경쟁력으로 여기는 현실이다.
캠코더(비디오카메라)는 최근 7백50g짜리 소형 제품이 시판된데 이어 올해안에 6백g대의 모델까지 나올 예정.이렇게 되면겨울외투의 주머니 속에 들어갈 수 있어 「휴대용」에서 「포켓용」시대로 바뀌게 된다.
TV는 지난달 화면 크기는 29인치이나 몸체는 20인치 크기로 줄인 모델이 등장하기도 했다.
최신 휴대폰 모델의 경우 와이셔츠 주머니에 불편 없이 넣고 다닐 수 있다.
『기왕이면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제품,갖고 다니기 편하게 크기가 작은 제품이 인기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불필요한 부품.장치를 생략햐면 제조원가도 줄일 수 있어 좋다』 지난 주 선보인초소형 홈팩스 「가가호호」모델의 개발에 참여한 금성사 평택공장정보시스템연구소 조익현(曺益鉉)주임연구원의 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자제품의 소형화 기술을 대체로 ▲주변회로를 IC(집적회로)化하고▲아날로그 회로는 디지털화하는 한편▲절전 회로를 개발,작은 건전지로 대체하며▲1개의 버튼으로 여러 기능을 작동하도록 해 버튼수를 줄이는 것 등이라고 밝힌다.
삼성전자는 12일 전화기를 한손에 쥔 채 번호를 누를 수 있는 초소형 휴대폰을 시판한다.
디자인을 손바닥 굴곡에 맞춰 날씬한 인체공학형으로 재설계,두께.폭.길이를 줄여 1백87g으로 축소한 제품이다.
이 회사는 작년말 국내 처음으로 1백g대의 휴대폰(1백99g)을 선보였다.
금성사의 홈팩스 가가호호는 기존 팩스가 2개씩 내장하던 모터와 롤러를 1개씩으로 줄여 제품크기(바닥면적)를 A4용지보다 작게 한 제품.모터의 경우 종이를 넣는 급지쪽과 전송된 내용이담긴 종이가 나오는 프린터쪽에 따로 내장돼 있었 는데 이 기능을 통합한 것이다.
개발팀은 가정용 신제품의 성패가 저가.소형화에 달렸다고 판단해 모터.롤러수를 반으로 줄임으로써 저가화(29만9천원)에 성공했다. 대우전자는 VCR의 회로.부품을 축소해 최근 표준폭(4백20㎜)보다 훨씬 작은 3백70㎜ 안팎의 새 모델 시리즈를내놓았다.
TV.세탁기 등은 대형모델의 수요가 급신장하면서 과거 동급모델보다는 부피가 작아지는 추세.최근 등장한 10㎏짜리 세탁기는세탁물 처리용량은 커졌으면서 제품의 전체부피는 2~3년전의 8㎏짜리 모델과 같다.
세탁조 안에 있는 내통.외통 사이의 공간을 줄이는 등 업계의기술개량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4인치 액정TV가 부착된 2.5㎏짜리 여행용 랩톱VCR▲담배꽁초 크기의 건전지를 사용하는 삐삐▲폭이 한 뼘도 안되는(18㎝)마이크로 컴포넌트 등도 소형화의 대표주자들이다.
〈李重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