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걷기를 하면 가슴이 처진다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깅을 하거나 빨리 걷기 운동을 하면 가슴이 늘어진다?’ 이런 얘기를 혹시 들어보았는가? 건강하고 탄력 있는 몸매를 위해서 크게 마음먹고 운동에 나선 여성들이라면 귀를 쫑긋 세울만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건 그저 시중에 떠도는 신빙성 없는 속설이 아니다.
중앙대학교 성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걷기나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할 경우, 유방의 무게로 인한 유방인대에 반복되는 하중으로 유방인대가 늘어나 유방이 처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유방에는 유방조직 사이에 유방을 가로지르는 인대(suspensory ligament)가 있어 유방의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늘어나면 유방이 처지게 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김 교수는 “가급적이면 운동용 브래지어를 착용해 유방이 아래위로 흔들리는 것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일반 브래지어가 아니라 왜 굳이 운동용 속옷을 권하는 걸까? 여성들이 일반 브래지어를 입고 운동을 할 경우 흔히 브래지어가 몸에 달라붙거나 딸려 올라가 피부가 쓸리는 현상, 브래지어 어깨 끈이 흘러내리는 현상 등을 겪게 된다. 또 와이어가 단단한 브래지어를 입으면 가슴을 압박해 편안한 자세로 운동에 임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브래지어를 입지 않으면 움직일 때마다 가슴의 움직임이 드러나 불편하고, 가슴이 큰 여성이라면 운동할 때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나에게 맞는 스포츠브래지어는?
비비안 디자인실 우연실 실장은 “스포츠 브래지어를 선택할 때는 가슴을 편안히 받쳐주는지, 몸을 크게 움직여도 브래지어가 딸려 올라가지 않고 가슴을 잘 받쳐주는지, 일반 속옷보다 통기성과 속건성이 뛰어난 소재를 썼는지를 고려한다. 또, 체형과 운동의 정도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브래지어를 선택해야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포츠브래지어는 일반적으로 짧은 티셔츠처럼 생긴 러닝 스타일과 두 개의 컵으로 구성돼 가슴을 감싸주는 일반 브래지어 형태로 구분된다. 또 어깨 끈의 넓이와 브래지어 밑단의 넓이에 따라 다양하게 나와 있어 체형과 운동의 강도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가슴이 작은 경우나 상체 움직임이 적은 운동을 할 경우 ‘러닝 스타일’

가슴을 받쳐주는 기능보다 활동성과 가슴을 편하게 감싸주는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 가슴을 받쳐주는 기능이 중요하지 않으므로, 땀을 흘렸을 때 얼마나 빨리 쾌적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고려해 선택한다.

▶가슴이 크거나, 상체의 운동량이 많은 경우 ‘일반 브래지어 형태’

운동 중이라도 가슴을 받쳐주는 기능이 있어야 활동이 더욱 편하기 때문. 또한 가슴 움직임에 따른 통증도 없고, 가슴이 쳐지는 현상도 막을 수 있다. 또 브래지어의 어깨 끈과 옆 날개가 넓은 제품을 택해야 가슴에 안정감이 생긴다.

착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스포츠 브래지어는 운동용 브래지어인 만큼 평상시에 일반 속옷처럼 착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편안하다는 이유만으로 계속해서 착용하는 경우, 가슴이 쳐지거나 옆으로 퍼지게 돼 예쁜 가슴을 가질 수 없다. 스포츠브래지어는 운동을 하는 짧은 시간에만 착용하고, 운동 후에는 일반 보정 속옷을 착용하는 것이 몸매를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
스포츠브래지어가 홑겹 원단만으로 되어있어 유두가 도드라지는 것이 싫다면 란제리 브랜드에서 별도로 판매하는 얇은 부직포 패드를 구입해 삽입하는 것도 좋다. 패드를 선택할 때에는 통기성이 있는지 살핀다.

TIP. 브래지어 사이즈 자가 진단법
브래지어 치수는 컵 사이즈와 밑 가슴둘레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75A’ 치수의 브래지어는 75는 밑 가슴둘레가 75cm, 컵 치수가 A컵인 브래지어를 말한다.
밑가슴둘레는 가슴 바로 아랫부분의 둘레를 말한다. 가슴과 허리가 연결되는 가슴 아랫부분을 수평으로 둘러 재는 것. 윗가슴둘레는 가슴의 가장 둘레가 넓은 지점, 즉 가슴의 가장 높은 부분의 둘레를 수평으로 잰 둘레다. 일반적으로 유두를 지나는 둘레를 재면 된다.
두 가지 가슴둘레를 측정했다면,
- 밑가슴둘레는 그대로 브래지어 사이즈의 숫자로 기억하면 된다.
- 윗가슴둘레와 밑가슴둘레의 차이가 가슴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이 값이 10cm라면 ‘A컵’이고, 차이 값이 2.5cm씩 커질 때마다 컵 사이즈가 B, C컵으로 알파벳순으로 커진다. 만약, 차이 값이 11cm라면 10cm에 가까우므로 A컵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A컵으로 감쌀 수 있는 가슴 크기를 넘어섰기 때문에 B컵 브래지어가 맞는 치수다.

※ 브래지어 사이즈 표
호칭 밑가슴둘레(cm) 윗가슴둘레(cm) 윗가슴둘레 – 밑가슴둘레(cm)
75AA 75 82.5 7.5
75A 75 85 10
75B 75 87.5 12.5
75C 75 90 15
75D 75 92.5 17.5

도움말=중앙대의료원 성형외과 김우섭 교수, 비비안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