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회창, 언젠가 돌아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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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1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민성공대장정 인천대회에서 한 당원에게서 인삼을 선물받고 있다. [인천=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이명박 후보가 자신의 슬로건인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가다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13일 중소기업중앙회 초청 강연에서 중소기업 지원기금 마련과 세제지원 방안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집권하면 20조~30조원의 기금을 만들어 중소기업 자금 문제 하나만은 해결하자는 생각"이라며 "국책은행의 자산을 좀 처분하면 어려움 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내가 대기업 CEO를 했기 때문에 '친(親)대기업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솔직히 '친기업적'이다"며 "이제 대기업은 국가가 간섭할 이유가 없는 만큼 정부의 기업정책은 중소기업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 과세표준 기준금액을 현행 '1억원 이하 13%'에서 '2억원 이하 10%'로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가족 경영이나 소수 주주 경영을 하는 소규모 중소기업이 쉽게 가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상속세를 감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 요지.

▶중소기업 지원기금 마련="최대 3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민영화를 통해 충당하고 중소기업연합회와 같은 중소기업 컨소시엄에 국책은행 인수 자격을 부여하겠다."

▶부동산 정책="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이 잘못 적용돼 지방도시 주택업자들이 어렵게 됐다.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키면서 주택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다."

이어 인천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이 후보는 "어떤 정당은 지난 6개월간 해체했다 모였다를 세 번이나 하고 네 번째 통합을 하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정권을 두 번이나 뺏기면서도 이름을 꿋꿋이 지켜냈다"며 "한나라당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유일한 정통정당"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의원회관에서 닷새째 단식 농성을 하는 권철현 의원을 찾았다. 그는 권 의원을 위로한 뒤 "우리도 화합하고 정권 교체에 힘을 모으자고 해서 어제부터 잘하고 있으니 이회창 전 총재도 언젠가 돌아오지 않겠느냐. 정권 교체를 위한 뜻은 다 함께 하니까"라고 말했다. 또 "이 전 총재도 그 뜻을 알겠지. 자기가 가장 아끼던 사람이 단식하고 그러니 느낌을 받겠지"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측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화합을 위해 여의도 당사 사무실 내에 박 전 대표의 방을 따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은 가능하면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에 이 후보, 박 전 대표, 강재섭 대표의 3자회동을 성사시키기로 했다.

이종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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