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 개인도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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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기업의 지분을 단기간에 매입해 대주주로 올라서는 손 큰 '수퍼 개인'들이 잇따라 증시에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형 제빵업체인 서울식품은 지난 9일 20대 개인투자자인 경모씨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지분 11.83%를 사들였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慶씨는 10일에도 지분 4.27%를 추가 매수해 지분을 16.1%로 늘리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였던 서성훈 대표이사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慶씨의 부친은 2000년 3월까지 이 회사 상무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거래소에서 서울식품은 지분경쟁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며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서울식품은 최근 한달새 주가가 네배가량 폭등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개인투자자 박모씨가 상장사 남한제지의 지분 6.94%를 확보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하기도 했다. 박씨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남한제지 경영진과 주요 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링네트도 지난 6일 개인투자자 김모씨가 지분 5.01%를 취득했다고 금감원에 알리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회사 김기덕 부장은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최대주주가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이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소액으로 지분확보가 가능한 일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M&A나 그린메일(주식을 매입한 뒤 대주주에게 비싸게 되파는 것)을 노리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투기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에 위험부담이 큰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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