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치솟고 있는 ADR의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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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근 국내기업들의 외국증시 상장(上場)이 본격적으로 시도되고있다.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포항제철이 다음달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며 한국전력및 몇몇 우량 대기업들도 올해 또는 내년에 걸쳐 이 거래소에 상장될 전망이라 한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미국의 증시에 상장하려는 것은 주식이 아니라 DR,즉 주식예탁증서다.주식예탁증서란 원래의 주식은 발행기업의 국가에 소재한 예탁기관(주로 은행)에 예치해 두고 외국에서 이에 대한 소유권을 표시하는 증서를 발행하 는 것으로 이를 거래할 경우 사실상 원래의 주식을 거래한 것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다.특히 미국에서 발행해 거래되는 주식예탁증서는 ADR(American DR)라 한다.
1972년 모건(J P Morgan)이라는 사람이 미국의 투자자들에게 영국 주식 소유시 배당을 받기위해 대서양을 건너가야하는 불편등으로 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영국 회사의 주식을 팔기위해 창안한 것이 ADR의 효시라고 알려져 있 다.
비즈니스 위크지 최근 호에 따르면 몇년 전부터 ADR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ADR투자시에는 원주(原株)소유에 따른 세금 문제및 환전 비용을 피할 수 있는 등의 이점이 있는데다 최근 몇년 간의 증시활황과 경기회복 등으로 외국 주식에 대한 미국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ADR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실제로 일부 ADR는 미국내에서 가장활발히 거래되는 증권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이러한 기회에 편승하여 자금조달 코스트를 낮추고자 세계 유수의 회사들이 미국에서 ADR를 이용한 자금조달을 한 바 있고 올 상반기에만도 1백10개의 외국 회사가 ADR를 발행하는 등 현재 총 1천2백개 외국 회사가 미국내에서 ADR를 발행하고 있다.게다가 몇몇연구 결과에 의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주식과 ADR를 함께 투자할 경우 분산투자에 따른 위험감소 효과도 거둘 수 있어 ADR에 대한 열기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특히 요즘처럼 원화의 절상추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기업의 ADR에 투자하면 미국 투자자가 달러로 받는 최종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어 ADR는 더욱 좋은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이러한 이유들로해서 향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발행될 우리나라 기업들의 ADR는 무난히 소화되고 나아가 주요한 해외자금 조달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ADR등의 주식예탁증서를 통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투자는 직접투자에 비해 단기투기성 외화(外貨)의 빈번한 유출입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이는 향후 주식시장 개방 진전에 따른 통화관리상의 교란을 덜어줄 수 있는 좋 은 대안을 시사하고 있다.
〈三星경제硏 금융증권실장.經營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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