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없이 MRI로 사인 규명 … 과학수사 ‘디지털 모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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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심하게 긁히고 훼손된 사진(上)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깨끗하게 복원(下)시킬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부 제공]

변사체 부검을 하지 않고도 CT나 MRI 영상과 컴퓨터 기술로 사인을 알아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또 훼손된 근·현대 서적이나 서류, 사진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된다(사진).

과학기술부는 이런 기술 개발에 내년도에 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컴퓨터 검시 기술이 개발되면 CT와 MRI 영상 자료, 컴퓨터 입체 영상을 활용해 시체의 어느 부위 이상, 또는 어떤 흉기에 의한 사망인지를 부검 없이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검의사들의 일손을 덜고, 더 정확하며 빠른 사인 규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 개발 계획에는 마약류의 ‘지문’을 이용해 원산지·제조업체 등을 추적한다는 계획도 들어 있다. 이는 마약이 생산자·원료에 따라 다른 지문을 갖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 CCTV 영상, 음성 등의 판독 기술과 위·변조 분별 등의 기술도 함께 개발해 과학수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에서 추진하는 ‘기록물 보존기술 연구’ 사업은 국가 정보자산인 공공기록물의 수명을 크게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기록원은 조선왕조실록 태백산 사고 본(국보 151-2호) 848책을 비롯해 조선총독부 문서, 항일운동가 재판기록 등 약 200만 권의 종이 기록물·사진·필름 등 시청각 기록물(185만점), 전자정부 추진에 따른 DVD 등 전자 기록물(5600장)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훼손되는 사례가 많았다. 디지털 복원 기술을 사용하면 더 이상 훼손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기록물 내용을 보관할 수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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